"이봐 모토로라, 문제는 휴대폰이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3.27 09:43
글자크기

포춘, 모토로라 휴대폰부문 분사에 비판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분 분사에 대한 업계 반응이 신통치 않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의 평가는 더욱 혹독하다. 포춘은 분사 결정과 관련, 모토로라 경영진을 어리석다고까지 질타했다.

포춘은 26일(현지시간) '모토로라: 문제는 휴대폰'(Motorola: It's the phone) 제하의 기사를 통해 분사가 현재 모토로라의 문제를 해결해줄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제목은 열세에 있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에게 역전의 기회를 마련해준 선거운동 문구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에서 따온 것이다. 클린턴 은 이 한마디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국가 안보 등 고전적 정치 이슈에서 경제로 돌리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날 포춘 역시 사업 분할이 모토로라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에서 동떨어져 있음을 지적했다. 모토로라가 안고 있는 문제는 레이저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데 따른 것이지 사업 구조 때문은 아니라는 말이다. 포춘은 결국 모토로라의 회사 분할이 수익성이 높은 네트워크 장비, 케이블TV 셋톱박스 등 통신장비 사업을 휴대폰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토로라 경영진의 회사 분할 결정은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에게 굴복한 결과이다. 모토로라 2대 주주인 아이칸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부진한 휴대전화 부문을 분리하라는 압력을 행사해왔다. 아이칸은 또 위임장 대결을 통해 경영 간섭 수위를 높였고 최근에는 이사회 회의록 공개 등을 요구하며 모토로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모토로라의 매출은 휴대전화 부문의 매출 부진으로 4분기 연속 감소했다.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문은 2004년 레이저를 내놓은 이후 별다른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해 고전해왔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이전의 강자 모토로라의 쇠퇴 속에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쌍두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리서치 인 모션, 애플, 소니 에릭슨 등 또 다른 강자들은 스마트폰 등 하이엔드 제품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