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TV 잇따른 악재로 '시장1위' 흔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3.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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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인가·MBC 유료화 등에 발목 잡힌 사이 KT 맹추격

인터넷TV(IPTV)시장에서 선두를 질주했던 하나로텔레콤 (4,015원 ▼100 -2.4%)의 하나TV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하나TV의 MBC 프로그램 다시보기 유료화를 둘러싼 소비자·시민단체와 하나로텔레콤의 갈등은 결국 집단분쟁 조정절차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선통신시장의 절대강자인 KT (41,800원 ▲100 +0.24%)는 하나TV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하나TV가 잇따른 악재로 출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오버페이스의 후유증?



하나로텔레콤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으로 SK텔레콤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게 된다.

줄곧 관망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을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돌아서게 만든 일등 공신은 하나TV다. 하나로텔레콤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하나로텔레콤 외국인 대주주들의 하나TV 올인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KT가 법제도 미비로 주저하는 사이에 하나로텔레콤은 2006년 7월 프리(Pre)IPTV로 불리는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하나TV를 과감하게 런칭했다. 그리고 전사적 역량을 하나TV 가입자 확대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하나TV는 2월말 현재 86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IPTV시장의 1위 서비스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인수가 결정된 이후 하나TV의 가입자 증가세는 이전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각협상이 막바지였던 지난해 11월 9만명에 달했던 월순증 가입자수는 지난 2월엔 1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인수절차 진행 등으로 인한 영업 차질을 고려한다해도 이전 하나TV의 성장세는 무리한 측면이 있었고, MBC 프로그램 다시보기 유료화 문제도 하나TV 올인전략의 부작용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하나로텔레콤과 KT는 똑같이 지난 1월 MBC의 요구에 따라 자사 IPTV의 MBC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전격 유료화했다.

하지만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의 포화는 하나로텔레콤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 1위인 하나TV 가입자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해지 및 위약금 등으로 인한 갈등도 많았기 때문. 상대적으로 KT는 현재 포화망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번 유료화 문제로 인한 가입자 이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유료화 문제는 하나로텔레콤 입장에선 방송사의 유료화 정책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하나TV에 대한 반감 및 가입자 이탈 등 이번 문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하나로텔레콤이 짊어져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하반기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전송이 포함된 IPTV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이는 더욱 아픈 상처가 될 전망이다.

◇1위 넘보는 KT의 맹추격



KT는 IPTV법 제정 이후 메가TV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T는 한달새 10만명의 메가TV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국내 최대 통신업체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메가TV 가입자수는 이달초 50만명을 돌파, 현재 55만명 수준이다. KT는 올해 연말까지 150만 가입자를 확보, IPTV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특히 KT는 하반기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전송 등에 대비, MBC와 콘텐츠관련사업에 관한 제휴를 맺는 등 지상파방송과 밀월관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금력, 마케팅 등 기업역량을 고려할때 KT의 메가TV가 연말쯤 무난히 하나TV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수절차 등으로 인해 하나TV사업을 제대로 힘을 실지 못했던 하나로텔레콤도 SK텔레콤의 친정체제 구축을 계기로 다시금 하나TV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는 하나로텔레콤이 방송통신융합의 대표시장으로 꼽히는 IPTV시장에서 당면한 악재들을 극복, KT의 거센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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