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서브프라임 대형사건 없다"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3.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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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원자재 급락 없을것"… 금리인하 신중론 다시 언급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향후에도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최악의 상황을 지났으며, 올해 수출이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수 있다는 예상으로, 한은이 당분간 금리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2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회 세계외대 미네르바포럼'에서 '세계 경제여건 변화와 한국경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과거 유가나 농산물 가격이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1~2년 정도가 지나면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돼 왔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며 "유가 상승은 수요 쪽이 뒷받침되는 상승이기 때문에 이번 파동이 지나도 유가는 과거처럼 급락하지 않을 것이고 농산물 가격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쪽보다는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신흥국의 자본주의 편입에 따른 경제발전이라는 수요 쪽 측면이 뒷받침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경제발전이 계속되는 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그는 "흔히 원유나 농산물 가격의 공급 충격은 정책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그건 (경제규모가)작은 나라입장에서의 단기적 측면이고 최근의 상황은 공급쪽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밖에서는 한은이 물가만 본다고 생각하는데, 전체적인 경제상황을 똑같이 감안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한은의 입장에서 역시 물가는 제일 중요한 지표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는 금리인하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반면 국내 경제 상황은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 형편이 썩 좋지는 않지만 올해부터 수 년 동안 한국경제는 크게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경제는 썩 좋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파동이 지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사정이 나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불경기때 투자를 해서 (호황기에 대한)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총재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본다"며 "올해 수출도 10%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에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사건이 가끔 터질 수는 있겠지만 베어스턴스와 같은 대형사건은 터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총재의 전망이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의 환율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미 달러화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약세가 지속될 것"며 "국내 주택시장이나 가계부채의 위기 가능성도 심각하지 않아 미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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