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영어교육 좀더 늘려야"(상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3.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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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영어 몰입교육은 오해일뿐"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전체 사교육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어를 공교육으로 들여와야 한다"며 "초등학교부터 영어교육 시간을 좀더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에서 "
전체 사교육비 30조원 가운데 절반인 15조원 가량이 영어과외에 들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영어가 인생의 목표는 아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데,경쟁하는데 필요한 수단이라고 본다"며 "우리가 살고,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영어를 사교육에 맡기다보니 없는 집 아이들이 따라갈 수 없어 공교육으로 들여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초등학교 적절한 학년부터 영어 교육시간을 현재 일주일에 1-2시간에서 좀 더 늘리고 효과적으로 수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현장에 나가보면 초등학교 아이들의 영어수준이 상당히 차이가 있다. 이렇다 보니 못하는 집 아이들은 그걸 따라가려면 영어 과외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학교에 맡겨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교육비 절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도 학교 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며 "초중고의 방과 후 수업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영어 몰입교육 해서도,할수도 없어
이 대통령은 여론 지탄을 받았던 영어 몰입교육과 관련,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수위 때 잘못 알려져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 과외를 더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가 생겼다"며 "영어 몰입교육이라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과목을 몰입해서 영어로 한다든가 하는 이런 과도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라며 "학부모들이 오해해서 미리 영어 과외를 더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교육과학기술부에서 분명히 정책을 확정지어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대학 논술 축소,다행스럽다"
대학 자율 확대를 축으로 한 입시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학교육협의회의 1,2,3단계 입시정책이 정부가 지향하는 일에 따라오고 있어 진일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논술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대학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참 다행스럽다고 생각했다"며 "내신이나 수능시험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평가하고 기준을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만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입시정책 2단계에 가서 수능과목을 좀 줄이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시면 좋겠다"며 "그 과목이 정상교육이 되겠느냐 하는 걱정을 하지만 내신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기의 소질에 맞춰서 자기가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잠재능력이 있다면 현재 성적이 좀 낮더라도 대학이 뽑아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교육부가 적극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그는 "대학이 학생의 잠재능력을 평가해 현재 성적이 나쁘더라도 뽑은 후에 훌륭하게 졸업을 시키는 게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교육복지라고 해야 될지 모르지만, 없는 집 아이들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를 주는 그런 정책도 필요하다"며 "없는 집 아이도 교육의 기회만은 균등하게 줘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에도 경쟁 도입해야"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부가 과거의 관습과 관례를 뛰어 넘어야 한다"며 "연구개발비 배정도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나눠줄 경우 결과가 나오지 않을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에도 경쟁을 도입해 더 잘할수 있는 곳,더 성과를 내는 곳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를 낼 수 있는 우수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파격적으로 지원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의 발목을 잡아서 앞으로 나갈수 없도록 만드는 정책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과거 너무 군림했다"
업무보고에서 기존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던 대통령의 비판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교육부가 대한민국 모든 교육기관에 너무 군림해 왔다"며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변화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가 곧 교육의 전부인양 20년,30년 해왔다"며 "교육정책이 이대로 가서는 우리가 인재를 키울 수 없다는 한계점에 왔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학을 포함한 모든 교육기관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교육부가 군림해 왔다. 역대 장관도 바깥에 있을 때 대화가 통했는데, 교육부 장관만 가면 관료화돼 6개월, 1년만 있으면 변했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어떤 안을 만들어서 주입식으로 따라오게 만드는 게 아니라 초중고교와 대학 등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자율적으로 할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는 학생과 학부모만 피나게 경쟁하고 학교와 선생님은 경쟁한 일이 없다"며 "이래서는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는 만큼 자율을 주면서 적절한 경쟁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김도연 장관외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송용호 충남대 총장등이 참석해 대학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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