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환율 급등, 외화대출 中企 '비상'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3.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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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당국의 '원화 갈아타기' 권유에 묵묵부답했던 기업의 경우 환차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이 한때 1030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14일 993원에 이어 최고점을 찍었다. 원/엔 환율도 지난 14일 989원에서 이날 1057원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엔화가 초강세를 띠면서 외화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의 원금 상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1월 원/달러 환율 900원선에 대출을 받은 고객의 경우 현재 원금의 14%가량 환차손을 입었다.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큰 폭의 변동이 없었으나 지난 1월 비제조업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3월 이후 늘기 시작했었다.



환차손은 시기별로 차이가 난다. 달러화는 2006년이후, 엔화는 2005년 이후 대출을 받은 경우 환차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현재보다 낮은 환율에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시설자금 대출이 통상 6년 만기에 2년 거치여서 지난 2006년초에 대출을 받은 고객은 당장 3월부터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운전자금용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외화대출 규제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설 자금용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2년 거치가 끝나더라도 영업점장 전결에 따라 3개월 가량 원금 상환을 연기할 수 있다.


환율 급등에도 대출자들은 관망세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시점이 최고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원화로 갈아타거나 중도상환하려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의 외화차입이 막혀 있는 상태다. 여기에 당분간 엔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외화대출자들은 환리스크레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한편 달러화 대출 잔액은 지난 14일 현재 국민은행은 31억5000만달러, 신한은행 36억3700만달러, 우리은행 24억8700만달러, 하나은행 29억8200만달러, 기업은행 3억2357만달러 등이다. 엔화대출은 국민은행 1053억엔, 신한은행 1517억엔, 우리은행 1089억엔, 하나은행 1649억엔, 기업은행 3335억엔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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