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정몽구 회장 이사 선임안, 싱겁게 통과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3.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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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이 14일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무난하게 선임됐다.

국민연금이 정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해 표대결까지 갈 개연성도 있었지만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주주들의 동의와 재청을 통해 통과됐다.

현대차는 국민연금 등 일부 기관투자가들 이외에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아닌지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지만 주총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주총이 열린 서울 양재동 현대차 2층 대강당에는 현대차 사원주주들로 보이는 이들이 먼저 자리를 잡기 시작해 주총 개회 1시간 전인 8시를 전후해서는 대부분의 좌석이 찼다. 현대차는 뒤늦게 입장한 일반 소액주주들이 좌석을 요구하자 사원주주들의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진행된 주총에서 첫번째 안건인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 처분계사서 승인의 건이 통과되기 직전 한 소액 주주가 발언을 요청, 잠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 소액주주는 "김동진 부회장이 지난해 주총장에 직원들을 동원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이번 주총에도 직원들이 동원돼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주주가 "한국 자본주의의 한계"라는 말을 끝으로 퇴장한 뒤 정 회장의 이사선임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3호 의안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건이 다뤄질 때에는 또다른 소액주주가 "기부금이 전년도에 185억원에서 225억원으로 늘었는데 정치꾼에게 로비하기 위해 준 것은 아닌지 말해달라"고 요구했고 김 부회장은 "정치자금은 한푼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 주주는 김 부회장이 이사보수한도 안건에 대해 설명을 하는 중에 동의와 재청 의견이 이어지자 "회초리로 기른 자식이 부모에 효도한다"며 "주주들이 잘못한 것은 비판도 하고 제안도 해야 하는데 의장 말도 끝나기 전에 동의하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일침했다.


주총 말미에는 최병협 현대차 우리사주조합장이 "무상주 출연에 대해 회사측에 감사하고 무상주로 인해 무분규가 가능했다"며 "올 임금협상에서 자사주 출연을 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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