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스-마이크론 제휴? "난감한 하이닉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3.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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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대만 현지언론 보도..성사땐 '하이닉스 고립'

D램 업계의 합종연횡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가 대만 반도체업체 프로모스에 54나노 D램 생산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프로모스가 하이닉스를 버리고 미국 마이크론과 제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실화될 경우 하이닉스는 사실상 D램 업계에서 고립돼 타격이 예상된다.

대만 현지 언론인 디지타임즈(Digitimes)는 10일 익명의 대만내 메모리반도체 회사 관계자 발언을 인용, "마이크론이 2009년초 프로모스에 50나노급 D램 생산 라이센스를 넘겨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즈는 그러나 "이에 대해 프로모스의 마케팅 담당 벤 쩡(Ben Tseng) 부사장은 '여전히 여러 회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프로모스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하이닉스와 지난 2003년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하이닉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D램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프로모스에 기술을 이전해 주는 대가로 프로모스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하이닉스가 가져다 팔 수 있고 나머지 프로모스가 판매하는 D램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받고 있다.



프로모스가 마이크론으로부터 50나노급 D램 기술을 받을 경우 하이닉스와의 관계는 끝나게 된다. 하이닉스도 현재 프로모스와 현재 54나노 기술 이전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보도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D램 업계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나오는 일련의 루머일 수도 있고 대만 업체들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작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지난해말부터 프로모스가 마이크론 또는 일본 엘피다와 제휴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는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만의 또다른 D램 업체인 파워칩과 제휴해 '렉스칩'이라는 합작사를 설립한 엘피다는 프로모스 또는 난야와도 제휴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고 마이크론은 최근 난야와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하이닉스가 프로모스에 54나노 기술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은 '기술유출'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지난 7일 반도체산업협회 총회에서 "선진국들은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호하고 있는데 보호받아야 할 기술이 수출대상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하이닉스의 기술이전을 비판했다.



결국 하이닉스는 해외에서는 프로모스의 이탈을 막아야 하고 국내에서는 기술유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업체들은 대만 기업과 제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나라만 기술유출 논란으로 하이닉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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