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모노라인업체, 등급 철회 요청 파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3.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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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IA "피치 평가기준 자사와 맞지 않는다"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등급 하향 위협에 직면해 있는 미국 최대 채권보증(모노라인)업체인 MBIA가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영국의 피치에 대해 자사 신용평가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 파문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BIA는 성명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활용도가 낮으며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며 MBIA 인슈어런스 등 6개 자회사에 대한 등급 철회를 요청했다.



한마디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나 무디스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한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 기준이 자사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피치는 MBIA가 보증하고 있는 모기지 연계 증권의 손실을 완충해줄 만큼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피치는 S&P나 무디스와는 달리 지난 1월 미국 2위 보증업체인 암박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전문가들은 피치가 MBIA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S&P와 무디스는 지난주 MBIA가 30억달러의 자금을 확충하고 배당금을 없애는 등의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했다.

MBIA는 "피치의 등급 평가가 경쟁사들과 상당부분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이 MBIA의 실제 가치를 측정하는데 혼선을 빚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차이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힐 MBIA 대변인도 WSJ과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모델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조화 채권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MBIA의 등급 철회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치는 수수료와 연구자료를 공개하며 "피치의 분석 기준은 우수하며 MBIA에 대한 이해 역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MBIA의 도움없이 적절하게 시장을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MBIA의 등급 철회 요청에 대한 시장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회사인 웨이스 리서치의 사장인 마틴 웨이스 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MBIA가 신용등급 철회를 요청한 것은 아주 뻔뻔스러운 일"이라며 "피치의 평가 기준이 무디스나 S&P에 비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피치의 평가방법이 옳았음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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