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파워스프레드 DLS '대박'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3.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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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te Diary]12월 DLS 파워스프레드 발행 1070억원

이 기사는 03월12일(10: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6년말 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김재범 상무는 "고무줄도 길게 잡아당기면 언젠가는 돌아오게 돼 있다"며 "파워스프레드 구조화채권도 한 방향으로 쏠리면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우가 현실로 나타난 것은 1년 조금 넘어서인 지난해 11월28일 이후였다. 미국의 비우량 모기지 대출 부실로 스왑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고 채권투자자들은 채권을 손절매하기 바빴다.

채권시장의 '패닉'은 김 상무가 말했던 파워스프레드 헤지 포지션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기도 했다. 채권금리가 폭등하면서 발행금액의 10~20배 규모로 사놓은 채권 부분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자율스왑(IRS) 금리 급락은 손실 확대를 가속화시켰다.



파워스프레드 발행으로 '좋은 시절'을 보냈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으로서는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팔거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결국 일부 외은지점은 파워스프레드 헤지북을 '던졌다'(팔았다).

외은지점 손절매..미래證, 기회를 봤다

던진 곳이 있으니 받은 곳도 있다. 받아줘야 거래가 될 것이고 손절매도 가능하지 않는가? 미래에셋이 가장 먼저 '물건'을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미래에셋은 그동안 상품, 부동산, 주가 등과 연계된 DLS를 내놓은 바는 있지만 금리만을 인덱스로 한 상품은 거의 없었던 하우스다.


채권시장의 눈치도 빨랐다. 미래에셋이 파워스프레드 구조의 파생결합증권(DLS)를 발행한다는 소문이 12월5일부터 돌기 시작했고 다음날인 6일, 발행이 완료됐다. 발행 규모는 400억원. 승수는 15배로 이전에 나왔던 것과는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만기는 4년짜리였다. 2006년말에 5년 만기로 짜여진 포지션을 1년 후에 받아서 발행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에셋증권 김현석 이사는 "외국은행 지점과 백투백(Back to Back) 거래를 통해 발행했다"며 "채권과 스왑시장이 혼란스러워 외국은행이 왜 파워스프레드 포지션을 손절매하는지 묻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국은행에 물어봤다. 채권시장에 알려진 대로 본드스왑스프레드(채권-IRS 금리차)가 확대돼 파워스프레드 헤지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했고, 채권을 팔고 IRS를 리시브(고정금리 수취, 변동금리 지급)했다는 것이다.

결국 외은지점은 파워스프레드 헤지 포지션을 '던졌고', 미래에셋은 '싸게 받았다'. 그리고 DLS를 발행해 돈을 벌었다. 미래에셋은 1년동안 올려야 할 수입의 대부분을 벌었다는 후문까지 들리고 있다.

"거 돈되네…"他 증권사 `우루루`



미래에셋이 파워스프레드 DLS 발행에 나서자 다른 증권사도 뛰어들었다. 은행이 발행한 것보다 금리가 높아 투자자들도 마다할리 없었다. 미래에셋의 DLS는 발행 당시 금리로 따져봤을 때 13% 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동양종금증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발행된 DLS는 총 8건, 이 가운데 파워스프레드 형이 7건으로 압도적이었다. 발행액은 1070억원. 전체 DLS 발행액의 96%였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 400억원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300억원(5년만기), 대우증권 200억원(5년만기), 우리투자증권 100억원(3년만기), 굿모닝신한증권 70억원(3년만기)이었다. 모두 사모였다.



연말로 갈수록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았다. 외은지점 파워스프레드 손절매물도 크게 줄었다. 올해 1월에는 증권사 발행이 뚝 끊겼다. 독식까지는 아니었지만 한철 장사에 미래에셋이 가장 재미를 봤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파워스프레드 DLS는 우리나라 DLS 시장의 기록을 바꿔놨다. 2007년 최초로 4년만기 DLS가 나왔다. 만기 2년 이상 장기물이 50% 이상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파워스프레드 노트(Power Spread Note)=국고채 3개월물과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을 인덱스로 한 상품으로 이자지급 구조는 'A(헤드라인 금리)+X(CD91-국고채 3개월)'이다. X는 승수로, 파워스프레드 노트의 채권을 발행에 따른 헤지를 위해서는 발행금액의 X배만큼 채권을 사야한다. 승수는 10~15이 많고 20도 간혹 발행됐다. 파워(Power)란 말도 여기서 비롯됐다. 채권시장에 '파워'있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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