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은행권 자산상각 부풀려졌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3.05 11:08
글자크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은행권의 자산 상각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8일 의회 증언을 통해 최근 수개월 동안 이뤄진 은행권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 상각 규모가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은행권의 손실 규모가 과대 평가됐다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뉴욕주, 민주당)의 지적을 인정한 것.



슈머 의원은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시 은행권의 자산 가치가 인위적으로 실제보다 낮게 매겨지면서 자산 상각과 손실 확대라는 악순환이 야기됐다고 주장했고 이에 버냉키 의장은 은행권의 회계 규정이 미거래 자산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가치 산정상의 무능이 은행권의 자산 상각을 부풀렸다고 답했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금융시장 환경상 이 같은 가치 산정의 어려움이 주요 문제 중 하나지만 별다른 개선 방안도 대책도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자산 상각분을 메우기 위해 차입을 단행하는 한편 대출금의 상환 기간을 단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체와 상환 불능을 유발, 신용시장 위축을 심화시키고 미국의 경기 후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펑크 지겔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보브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가치 산정 도구가 현실세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브는 특히 시가평가(mark-to-market)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브는 시가평가 과정에서 은행권의 포트폴리오가 관련 지표와 충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련 지표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보브에 따르면 은행권이 사용하는 한 지표의 경우, 미국 내 상업 부동산 가치가 8% 하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 가치 하락은 0.25%에 불과하다. 증권 관련 손실은 실제보다 무려 32배나 부풀려졌다.

이에 보브는 불합리한 가치 산정 도구가 손실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불어난 손실이 다시 다양한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