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총재 선임 갈등, 증시 불안감 증폭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3.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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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의 대립 속에 일본은행(BOJ) 차기 총재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여당이 지명한 무토 도시로 BOJ 부총재를 두고 야당인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달 무토 부총재를 차기 총재로 지명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민주당은 무토가 재무성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재정과 금융 분리 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무토 인선을 점치고 있지만 지난달 29일 정부와 여당이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2008년 예산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키면서 정치권 내 분위기는 더 악화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오는 3월 19일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춰 새 총재가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사 새 총재 선임에 실패해도 BOJ가 내년까지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야가 합의 도출에 실패해 당분간 총재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면 다른 은행장이 총재 역할을 수행하도록 돼 있어 큰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WSJ은 그러나 일본 증시에서 이미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총재 지명이 늦춰지면서 일본 정부는 경제 운용에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물 부각 가능성을 제기하며 예상치 못한 인물이 선임되면 BOJ가 고수하던 저금리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미 일본 당국의 경제 운용에 우려를 표하고 있어 BOJ가 총재 인선에 실패한다면 이같은 불안감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닛케이225평균주가는 4.5% 급락하며 지난해 7월 기록한 전고점에서 29%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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