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약달러 지지..불난 집에 부채질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3.0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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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달러, 유로-위안에 최저..엔/달러 폭락

달러 약세가 심상치 않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사상 최저로, 엔화에 대해서는 3년래 최저로 각각 추락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엔/달러 환율은 장중 2005년 3월 이후 최저인 103.83엔을 찍었다. 엔/달러는 이날 거래를 103.74엔으로 마쳤다.

같은 날 달러/유로 환율은 한때 1.5239달러까지 치솟으며 또다시 1999년 유로화 탄생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마감가는 1.5239달러.



달러/유로는 지난해 13%, 지난달 2.1%, 지난주 2.4% 각각 하락했다. 하락세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엔화 대비 달러 가치 역시 지난주 3.2% 급락했다.

위안화 대비 달러 가치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29일 위안/달러 환율은 사상 최고인 7.11위안을 기록했다.



위안/달러는 올해 들어 고점을 19차례 갈아치우며 2.58% 뛰었다. 2005년 이후 위안/달러는 총 13% 올랐다.

실망스런 경기 관련 지표로 FRB의 추가 금리 인하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약(弱)달러 지지 발언은 말 그대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시장은 "약달러가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버냉키 의장의 말을 약달러 정책기조를 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전날 강(强)달러 정책기조를 강조한 데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통화가치가 그 나라 경제의 기초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달러 강세 반전을 시도했지만 노력은 단 하루만에 물거품이 됐다.

시장은 정치권의 목소리 대신 경제 수장인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8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 "달러가치 하락이 무역 수지 개선에 일조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바 있다. 위안화 절상이 심각한 대중무역수지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의 지지로 달러 약세 지속 기간 역시 길어질 전망이다. 메릴린치 등은 이달 말 약달러가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며 최소 1달 이상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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