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며 올해 1월 상품수지는 10억89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수출에서 수입을 뺀 금액으로 기준만 다를 뿐 무역수지와 같은 개념. 그간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성장축이 수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경제성장 전망에 커다란 악재가 등장했음을 시사한다.
상품수지가 충격적인 적자를 기록한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등 원자재가격 급등이다. 원자재값 급등은 수입을 지난해 1월보다 무려 31.1%나 늘려놨다. 수입물량이 늘어 적자가 됐다면 국내 소비나 투자 등 내수회복 조짐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수입가격이 높아져 수입액이 늘어난 것이라 경제의 주름만 깊어지게 됐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원유 도입단가가 지난해 초 56달러에서 89달러로 33달러 이상 올랐고, 원유 수입 규모와 유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상품수지 적자폭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 팀장은 "주력상품 수출이 회복된다면 상품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지만 2월에도 적자폭이 줄지 않고 있다"며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당초 한은이 예상했던 올해 3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폭을 상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 확대로 처음으로 20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서비스수지 역시 1월에만 2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였다. 여행수지가 지난해 12월 12억4930만달러 적자에서 더 확대된 14억79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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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외펀드 등을 통한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던 국내 투자자들은 12억240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해 투자자금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지난 1월 주식시장에서 106억8100만달러를 순매도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자금 유출이 더 많아 증권투자수지는 39억2500만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양 팀장은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1월중 사상 최대를 이뤘고,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회수되고 있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의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의 변동 요인이 발생할 경우 자금 유입보다는 유출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79억5130만달러의 순상환을 기록했던 예금은행의 해외단기차입은 1월중 증가세로 전환해 다시 고개를 들었다. 1월중 해외단기차입 규모는 28억400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16억8870만달러가 예금은행의 단기차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