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힘키운 '황소'를 기다리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2.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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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악재보다 호재 부각…투심 회복 "사고 기다린다"

지난달 17일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첫 자금 유출 소식이 알려졌다. 이후 21~22일 양일간 지수가 총 125포인트 급락하자 '펀드 대량 환매(펀드런)'이 우려된다는 말이 나왔다(우려는 우려로 그쳤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난 21일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또 들렸다.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두번째 자금 유출이다. 그러나 '펀드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었다.



이날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2.77% 오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관련 뉴스 중 하나는 과감히 버렸고 하나만 바라봤다.

우선 잊혀진(혹은 잊혀지길 바라는) 뉴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116억원의 과징금 결정이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깎아온 것이 적발된 것으로 납품거래 사건에 내려진 과징금으로는 사상 최대다.



과징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분야는 그동안 반도체 부진을 메운 효자 분야다. 향후 삼성전자가 납품단가 인하를 통한 원가 절감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만한 사안은 아니다.

또 다른 뉴스는 D램 가격의 하락이다. 물론 D램 가격으로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반등 이면에는 D램 가격의 상승이 뒷받침돼 있었던 만큼 1달러를 위협하는 D램 가격은 투자심리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공정위 결정이나 D램 가격보다는 다른 뉴스에 주목했다. 대만 LCD업체 AUO가 다음달 패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다.


업계에서는 4월부터 LCD 패널 가격 인상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시기가 빨라진다면 LCD 업체의 수익성이 좋아지게 된다. 이 같은 분석으로 이날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는 3.45% 올랐다.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 투자자들은 '호재'보다는 '악재'를 더욱 크게 본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안정을 찾고 주식시장이 반등에 나서면 '악재'는 무시되고 '호재'만 보인다. 또 증시가 조정을 겪는 중 투자자들은 반복되는 악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냉정을 찾은 투자자들은 알려진 악재를 무시한다.



전날 뉴욕증시의 상승은 힘 빠진 '곰'(주가 하락)에 내성을 키운 '황소'(주가 상승)의 전형을 보여줬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가장 설정액이 큰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은 13일 90.99%의 주식비중을 91.68%로 높였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3은 12일 90.18%의 주식비중을 91.04%까지 높였다.

한 매니저는 "주식비중을 95% 가까이 끌어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살만큼 사놓고 기다린다는 것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막 힘을 키운 '황소'가 '곰'을 몰아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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