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고유가가 발목 잡을까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2.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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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ㆍ이익 하향 여부 관건

코스피지수가 또다시 1700을 넘어서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21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702.90로 전일대비 0.89%(14.99p) 오르고 있다.

전날 4000억원 가까이 나왔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물량은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며 코스피시장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은 역시 증시의 본질적 변수가 아니라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하지만 전일 증시의 또다른 악재로 작용했던 고유가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 국제유가의 100달러 돌파는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어서 세계증시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증시 입장에서 고유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고유가로 비용부담이 늘면서 기업이익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관점이 있다. 또 고유가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키며 미국 금리인하 기조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렇기 때문에 고유가는 세계증시를 흔들 수 있는 파장과 위력을 갖는다.

◇주가 저평가가 기업이익 훼손 부담 상쇄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기업이익을 일정부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데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기업이익 전망에 대한 믿음이 낮은 상황에서 또다시 고유가가 기업이익 전망을 예상보다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대표기업(금융을 제외한 업종대표 52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34%로 이번 1분기는 31% 수준이다"며 "영업이익 관점에서 올해 주목할 만한 업종은 에너지와 조선, 운송 등이지만 고유가가 불거지며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들은 기업이익이 다소 훼손된다고 해도 현재 국내증시가 워낙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고유가가 직접적으로 주가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10배 수준으로 크게 저평가돼 있다.



결국 문제는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 및 경기침체 우려가 어떻게 완화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원종혁 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미국 경기 저점을 대부분 2분기로 전망하는 만큼 고유가 시대에 주가가 상승추세로 전환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유가, 금리인하 기조 흔들지 못한다



고유가 부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이 금리인하 기조를 퇴색시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월 핵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5%로 예상치와 근접한 수준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3월18일 확정) 가능성을 100%로 예상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3월중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50bp 수준의 추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100bp 정도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세계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미국증시가 또다른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형적인 약세 거래량 패턴을 보이며 단기 하락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증시는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되면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며 "최근 다우지수는 거래량측면에서 지수하락시 거래량 증가, 지수상승시 거래량이 감소하는 전형적인 약세패턴이 나타나고 있어 조만간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증시가 고유가 파도와 미국 증시 단기하락의 우려속에서 어떤 방향성을 모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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