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불어도 돌아볼 것 많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2008.02.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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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의 시황분석]본격 상승을 논하기엔 이르다

코스피가 다시 1700선을 회복했다. 미국증시의 휴장 속에 유럽증시의 강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아시아증시가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약 한달 만에 1700선을 회복했으며, 저점대비 9.5%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개장초 상승세를 지켰다.

최근 거래량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지난달에 팽배했던 극단적인 하락센티멘트는 상당부분 희석되고 있다. 상승흐름도 업종별로 부분적이고 차별적인 시장흐름이 아니라 동반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 주도주였던 조선, 기계, 화학업종의 상승세와 함께 IT, 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업종까지 가세하면서 상승분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전히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변수
최근 미국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비함수'논쟁은 궁극적으로 경기둔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즉, 소비가 가처분소득의 함수이든, 항상소득의 함수이든 간에 미국정부의 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 것인가로 초점이 맞추어진다.

만약 비관론자들의 우려와 같이 지난 911테러 이후처럼 미국 소비자들이 환급받은 세금을 소비를 하지 않고 저축을 한다면(임시로 발생한 소득은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항상소득가설처럼) 문제는 다소 심각해진다.



그래서 진정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고용에 시장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즉, 고용증가가 실질적인 소비증가로 이어져 경기둔화를 상당부분 방어할 것이라는 것이다. 2월초에 발표된 미국의 1월 비농가 취업자수를 보면, 200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찬찬히 들어다 보면 지난 2006년 초부터 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하여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이미 시사하고 있다. 최근 4주간의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도 낮은 수준이지만 다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동향은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주택관련지수, 경기선행지수 등 굵직한 경제지표들이 줄지어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만 되지 않는다면 시장센티멘트의 위축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신선한 상승모멘텀이 될 공산도 크지 않다.


또 하나 관심을 가져할 것은 중국변수이다. 춘절직전에 내린 폭설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1997년 이후 최고치인 7.1%(전년동월비) 상승하는 등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로서 중국의 3대 경제문제인 높은 물가, 유동성(무역수지), 높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긴축가능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등 그동안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은 향후 직접적인 유동성규제나, 환율정책 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또 다른 시장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하락국면에서 낙폭이 컸고 최근 반등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관련주(조선, 철강, 기계, 화학, 운송 업종 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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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상승을 논하기엔 이르다
최근 코스피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장측면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점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첫째. 변동성의 감소이다. 이는 하락추세에서 바닥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둘째, Breadth의 호전이다. 아직 상승흐름이 확산되고 있지 않지만, 하락흐름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긍적적이다.

셋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거래량은 시장관심도의 척도라는 점에서, 최근 거래량증가는 악화되었던 센티멘트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이다. 통상 거래량은 상승국면에서는 주가상승시 증가하고, 주가하락시 감소하는 경향을 갖는데, 1월말 이후 거래량패턴이 지난 10월처럼 주가와 상승패턴을 공유하고 있어 더욱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반등세가 25%가까이 급락한 이후 찾아온 안도랠리의 성격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상승을 속단하기는 쉽지 않다.

당사는 최근 수급구도의 성격을 외국인매도세가 아닌 기관매수세에 맞추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지속적인 외국인매도세보다 이를 받아내는 기관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수급구도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에 들면서 코스피가 1700선에 근접하자 기관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 프로그램매매를 감안한 기관의 매수세가 저점대비 150포인트 상승한 지수 1700선에 근접하면서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향후 시장흐름에 대해 시장참여자들이 절대적 낙관론 속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상승흐름이 1800선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안도랠리가 완성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본격상승을 논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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