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매니저님,오늘은 좀 사십니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2.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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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1700진입 후 실제 '매도'우위

미국증시가 혼조 끝에 소폭 하락마감했다. 국제 유가가 마감가 기준으로 최초로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상승출발한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국내증시가 각종 해외악재를 딛고 이틀 연속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 패턴을 보면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전일 코스피 증시가 24.28포인트 급등했지만, 뚜렷한 매수주체는 없었다. 오로지 프로그램 매수만이 제역할을 했다. 외인들이 선물마저 팔았다면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차익 매수주문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1600선에서 사자에 집중하던 개인은 1700선이 되자 팔자는 심리가 우세해보인다. 전일 1254억원 순매도로 사흘만에 투심이 바뀌었다.

주식형펀드를 굴리는 운용사, 즉 투신권은 어땠을까.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이틀 연속 순매도다. 지수 1700대에 진입하자 1100억원 가량의 순매도로 몸을 사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오늘도 프로그램이 시장의 구세주가 될까? 프로그램 수급은 긍정적이지만 실탄이 마냥 넉넉치는 않아보인다. 전일 차익 프로그램이 2400억원 매수우위로 마감하면서 전고점을 기준으로 볼 때 여유자금은 3000억원 전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베이시스가 개선될 경우 1조원 가량의 추가매수 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투신권이 '실탄부족'으로 주식을 사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펀드 자금 유입규모는 줄었지만 +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펀드런’이 두렵다고는 하지만, 지수가 더 확 올라버리면 매수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루가 멀다하고 급변하는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건 거의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은 프로그램 펀드에 돈을 맡긴 건 아니다. 더욱이 시장이 어려우니 신중하게 관망만 하시라고 돈을 맡긴 것도 아니다.


기타법인 창구를 보면 투자자문사와 뮤추얼펀드는 꾸준히 주식을 모으고 있는 것 같은데, 투신권의 의지가 궁금하다.

20일 증시 전망은 아침 출근길 만큼이나 불투명하다. 고유가와 애그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식료품가격 급등 등 불안변수는 여전하다. 그러나 전일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7.1%나 상승했지만, '예상했었다'며 중국증시는 일제 반등한 점. 차익뿐 아니라 비차익매수가 꾸준히 출회되고 있는 점 등 긍정적인 부분들도 눈에 보인다. 신영증권은 비차익 순매수 유입으로 인한 지수 하방 경직성을 기대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기술적으로 볼때 불규칙하지만 상승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불규칙한 흐름이 예상되고 있지만 시장 내부적인 흐름은 점차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단기적인 등락이 있더라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 무게를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개장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한 마음에 이같은 물음이 튀어나온다.



펀드 매니저님, 오늘은 주식 좀 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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