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버핏+라이프라인' 상승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2.1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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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등장, 금융주 강세...나스닥은 약보합

흔들리는 금융시장을 구원해줄 백기사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뉴욕 지수를 밀어올렸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3.40포인트(1.09%) 오른 1만2373.41을, S&P500지수는 9.73포인트(0.73%) 상승한 1348.86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2320.04로 0.02포인트 하락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다우와 S&P지수 역시 장종료를 앞두고 상승폭이 줄어들어 여전히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태임을 반영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MBIA와 암박 등 3개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의 지방채를 재보증해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소식에 금융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채권 보증업체인 모노라인의 지방채 등급이 하향될 경우 도미노 유동화 압박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돼왔다.



모기지 금융업체들 주도로 주택 소유자 회생 방안이 마련되는 것도 호재가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6개 금융기관은 미 재무부와 공동으로 모기지 원리금을 90일 이상 연체한 가구가 주택을 압류 처분 당하지 않도록 압류를 일시 중지하고 채무상환 계획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 회생안은 '프로젝트 라이프라인'으로 이름 붙여졌다.

크로프트 레오민스터 자산운용의 매니저 러셀 크로프트는 "증시의 저점이 아직 완전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급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웨스트우드 캐피탈의 렌 브럼 이사는 "최근 미국의 소비지출 추세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걸 보여준다"며 미 증시가 베어마켓 속에서 일시적인 랠리를 보이는데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버핏, 구원투수 등장...금융주 중심 블루칩 상승

금융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워런 버핏은 이날 CNBC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주 3개 채권보증업체가 보유한 총 8000억달러의 지방채를 재보증해주겠다고 제안했으며 한 회사는 제안을 거절했고 두 회사는 아직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버핏이 제안한 채권은 지방채 등에 한정됐으며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은 아니라고 밝혔다.

밀러 타박의 투자전략가 피터 부크바르는 "지방채의 부도율은 1%미만"이라며 "지방채를 재보증하는 것은 전혀 위험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버핏이 경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이는 신용등급 'AAA' 기업이기 때문에 버크셔가 재보증할 경우 세 기관이 보유한 지방채의 등급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등급이 하향되면 유동화 압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버핏의 제안이 알려지면서 씨티그룹 주가가 1.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0%,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6% 각각 오르는 등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진원지인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역시 3.8% 급등했다.

그러나 정작 버핏이 손을 내민 채권 보증회사 MBIA주가는 15.3%, 암박 주가 역시 15.1% 급락했다. 빌 에크만 퍼싱 스퀘어 캐피탈 사장은 "CDO 자산가치에 문제가 없다면 채권보증사들이 버핏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지만, 채권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원하지 않기때문에 이들이 버핏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나스닥 약보합, GM 사상최대적자로 약세



나스닥지수는 차익매물과 더불어 실적우려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JP모간은 이날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가 매출증가를 기록하지 못할 것이라며 인터넷 분야 실적에 대해 경고음을 냈다.

GM은 지난해 4분기 7억2200만달러(주당 1.28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9억5000만달러 순익에서 적자전환했다고 밝히면서 1.9% 하락했다.
GM은 이로써 3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해 전체 적자는 387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인 2006년의 19억800만달러 적자보다 큰폭 증가한 수치며 3년째 적자다.
GM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조건부해고(바이아웃) 계획을 발표했다.

몬산토는 올해 종자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순익 전망치를 전년비 64% 급등한 14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0.9% 올랐다.



◇ 유로 강세, 유가 나흘만에 하락

독일 투자자들의 1월 투자신뢰지수가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유로화가 달러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12일(현지시간)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4581달러로 전날의 1.4523달러 대비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12일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ZEW가 기관 투자자들 대상으로 설문해 발표한 2월 경기기대지수는 마이너스 39.5를 기록해 전달의 마이너스 41.6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마이너스 45를 대폭 웃도는 예상 밖의 결과다.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엔화를 차입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딩 여건이 형성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달러 환율은 107.30엔으로 전날의 106.91엔에 비해 0.4엔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재고증가로 나흘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81센트(0.9%) 떨어진 92.78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장중한때 94.1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91.76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에너지 전문 정보제공업체 플래츠는 이날 13일 발표될 미국의 주간원유재고가 지난주말 현재 3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EIA)은 지난주에도 미국의 원유재고가 70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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