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KTF…'SKT 발목잡기'?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2.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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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에 의뢰 결합시장서 'SKT 유리' 조사보고서 내놓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정부 인가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KTF가 막판까지 집요하게 SK텔레콤 발목잡기를 시도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이번 인수건은 오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전원회의를 통해 심결할 예정이고, 공정위 결과가 나오면 정보통신부에서 20일쯤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매듭지을 계획이다.



공정위 심결을 불과 이틀여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KTF는 갤럽에 의뢰한 시장조사결과를 공개하며,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에 따른 시장지배력 논란을 또 다시 점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여론몰이를 겨냥한 KTF 행동에 대한 시선은 곱지않다. 경쟁사에 대한 단순한 견제 차원으로 해석하기엔 '고의성'이 너무 짙을 뿐만 아니라, 조사의 신빙성 자체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KTF, 갤럽 조사결과 내세워 여론몰이

KTF 의뢰로 조사를 시작한 갤럽의 설문결과는 'SK텔레콤과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의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이라는 게 핵심이다.

갤럽은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59세 이하 남녀 517명을 대상으로 '통신결합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SK텔레콤에 가입한 응답자의 51.9%는 'SKT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이 10% 할인된다면, 현재 사용중인 초고속인터넷 업체를 바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TF와 LG텔레콤 가입자의 전환 의향은 26.3%와 27.9%에 불과했다.

또, SK텔레콤에 가입한 응답자의 18.8%만 다른 이통사의 결합상품을 이용하겠다고 밝힌 반면, KTF에 가입한 응답자의 32.7%는 다른 이통사로 이동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LG텔레콤에 가입한 응답자의 33.7%도 타사로 이동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같은 갤럽의 보고서는 한마디로 이동전화 시장 주도권을 가진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미치는 지배력이 KT의 영향보다 클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나로 인수에 따른 경쟁제한적 측면보다 KT와 KTF 결합이 더 경쟁제한적이라는 주장의 타당성 조사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며 "의도를 가진 조사는 아니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작 500명 조사로 '지배력 평가'?



갤럽의 조사결과가 KTF의 의뢰 건이라는 사실을 안 SK텔레콤은 발끈하고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시내전화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KT 시내전화에 대한 내용이 쏙 빠져있다"면서 "조사결과가 다분히 작위적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이번 조사결과는 유무선 통신시장 전반에 대한 지배력 전이를 평가하기엔 미흡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실시한 갤럽도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이 나오면 초고속인터넷을 전환할 의향이 있는지만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을지에 대한 검증이 전혀 안됐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갤럽은 이번 조사를 하면서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조사 대상자들에게 '이통사들이 어떤 통신사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결합판매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즉,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이라고만 물었지, 그것이 하나로의 초고속인터넷인지 KT의 초고속인터넷인지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갤럽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시내전화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KT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을 뿐만 아니라, '메뚜기' 가입자들이 특히 많은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전환 의향만 물었다는 점도 조사결과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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