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2인치 전쟁'..엇갈리는 해석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정영일 기자 2008.02.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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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호 변화"vs"더이상 표준경쟁 의미없다"

107㎝(42인치) LCD TV 진영과 101㎝(40인치) 진영의 표준 경쟁에서 42인치 진영이 지난해 처음으로 앞선데 대해 업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LG전자와 샤프, 필립스 등 42인치 진영은 '소비자 선호도가 변화한 증거'라며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소니 등 40인치 진영은 '50인치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마당에 40·42인치 표준경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42인치 진영의 '웃음'=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2인치 LCD TV 출하량은 612만4700대를 기록해 600만400대에 그친 40인치 진영을 앞섰다. 사상 처음이다. 2006년에는 40인치 TV가 317만여대 출하됐지만 42인치 TV는 절반 정도인 170만대에 그쳤었다. LCD패널 가격도 40인치가 42인치에 비해 더 비쌌지만 지난해 6월부터 42인치가 더 높아진 상태다.



이에 대해 42인치 진영의 대표주자인 LG전자 (110,100원 ▲600 +0.55%)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변화한 것"이라며 "42인치 진영의 우세는 장기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번 42인치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 소비자들이 구매결정을 하는데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고 비슷한 가격이라면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큰 제품을 찾게 된다는 것. 42인치와 40인치는 2인치 차이지만 실제 면적은 42인치가 12% 정도 넓다. 실제로 디스플레이서치는 42인치 출하량이 40인치 출하량을 꾸준히 앞서 2010년에는 42인치가 1605만대, 40인치는 1392만대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2인치 LCD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 관계자도 "42인치 패널 가격이 40인치를 앞서게 된 것은 그만큼 더 가격을 주고라도 42인치 TV를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라며 "실제로 중국 등 이머지마켓과 유럽 시장에서는 42인치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40인치 진영의 '무시'= 반면 40인치 진영은 지난해의 성적표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40인치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삼성전자와 소니밖에 없는 반면 42인치 제품은 LG전자, 샤프, 필립스 등 더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 게다가 LCD 패널 제조업체도 42인치 진영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2인치 출하량이 증가해 40인치 판매가 감소했다면 의미있는 변화이겠지만 40인치 제품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42인치 LCD 패널 제조업체와 TV 생산업체가 더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50인치대 시장 공략이 시작됐고 LCD 패널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40인치와 42인치의 표준경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게 삼성전자 등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LCD 총괄 관계자는 "현재는 LCD 패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46인치나 52인치 등 더 큰 크기의 패널 생산에 주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0인치대 이상 LCD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소니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40인치·46인치, 42인치·47인치 등 40인치대 시장 전체로 보면 여전히 40인치 진영이 앞서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42인치가 앞선 것이 사실이지만 LCD 업체들이 생산시설 확장없이 수익성 높은 LCD 패널 생산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42인치와 40인치의 판매량 차이가 근소한 상황에서 42인치가 '이겼다'거나 '표준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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