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악재의 홍수'…1년후를 봐야"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2.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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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화불단행(禍不單行)의 다음은 선불단행(善不單行)이 될 수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에 매머드급 악재가 홍수처럼 밀려오고 있지만, 이는 1년 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원은 "어려움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는 뜻의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로 한국증시의 모습을 묘사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처럼 새해 주식시장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예상을 뛰어넘어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고 있고,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점차 확산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해외변수에 크게 휘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사실 서브프라임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던 지난해 2월에는 이렇게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견한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처음엔 미국의 일부 모기지회사가 부실화되는 수준에서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믿었고, 실제 증시에는 단기악재로서 소멸됐다. 하지만 7월에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질 때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한 금융기관의 부실이라는 악재로 확대재생산됐고, 지난해 11월에는 그에 대한 부실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사실에 금융시장이 경악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강한 우려감으로 글로벌증시가 충격에 빠졌다는 것.

여기에 새해 들면서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전염병과 같은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그동안 이머징마켓의 성장동력을 믿었던 한국증시는 결정타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많은 투자자들은 중국경제의 과열을 우려하였고, 중국정부의 긴축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중국증시를 비롯한 아시아증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며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의 안전지대로 인식되었던 이머징 성장국가들이 결국 미국 경기침체의 흉탄을 빗겨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중국을 필두로 성장세 둔화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어느 외국계 분석기관에서는 올해의 중국성장률을 8%대로 하향하는가 하면 상당수의 글로벌IB들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시장의 컨센서스는 두자리 성장에서 한자리 성장으로 낮춰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연구원은 결국 이러한 외환(外患)이 내우(內憂)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17조원 이상을 순매도하여 주식시장의 수급구도를 와해시키고 있으며, 국내경기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관찰되고 있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그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경기선행지수도 8개월 만에 하락하여 경기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매머드급 악재의 홍수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제는 차분히 생각해볼 때라고 조언했다.

화불단행(禍不單行), 바야흐로 한국 주식시장은 매머드급 악재의 홍수를 맞이하면서 투자자들의 센티멘트는 패닉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식을 사기보다는 파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펀드가입보다 환매를 문의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그러나 "계란 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하루에 한 알 먹던 계란을 두 알 먹지는 않지만, 계란의 상태가 극히 나빠지지 않았는데, 계란을 안 먹을 이유는 없다"며 "무려 25%나 싸진 한국시장 투자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봐야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하면 나쁜 것만 보이는 게 당연하겠지만 1년 후를 차분히 생각한다면, 매머드급 악재가 총출동한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화불단행(禍不單行)의 다음은 선불단행(善不單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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