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설 연휴가 준 선물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2.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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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악재 '완충'작용…인플레 우려는 '진행중'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은 국내투자자들에게 방패막이 되어 준 걸까. 설 연휴로 접어들자마자 미국의 전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서비스업(비제조업)지수가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 미국증시는 폭락했고, 다른 해외증시도 동반급락했다. 아마 변동성 측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국내증시 역시 설 연휴가 없었더라면 급락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설 연휴가 해외악재에 대한 어느정도의 완충작용은 한 셈이다.

11일 개장전.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휩쓸고 지나간 뒤 다소 평온을 찾아가는 시점이다. 미국증시와 꾸준한 동조양상을 보인 점을 감안할때 국내증시도 악영향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발(發)우려로 인한 한국시장의 주가하락폭이 미국 본토보다 컸던 점을 감안하면 서서히 하방경직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용경색과 경기침체의 진앙지인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조짐을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에 힘입어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모기지 신청건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심리 지표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에도 미국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은 지속되겠지만, 미국 정책당국의 모기지부실 관련대책과 관련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주택시장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소득대비 모기지 상황부담 비중이 꾸준히 낮아지는 점도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점진적으로 양호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글로벌증시가 동반급락한 탓에 국내증시도 3~4%급락할 수는 있겠지만, 분할매수 관점에서의 저점접근은 계속되야한다고 밝혔다.

박 스트래티지스트는 "1월 글로벌증시 동반급락 속에 미국경기침체 가능성이 십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새로운 하락국면에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며 "연휴 후 조정은 1월말 이후 글로벌증시 바닥권 확인과정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하락세가 있을 수 있지만 전저점을 하향할 정도의 투매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며 "단기 변동성은 높겠지만, 시장은 이미 지지력을 테스트했고 횡보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도 험난한 행보가 예상되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CJ투자증권은 경기침체보다도 우려스러운 것이 '인플레이션'우려라며, 두 가지가 병행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발전할 경우 금융시장의 고통은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OPEC 감산 시사 등 공급불안 심리로 다시 90달러 수준대로 급등하였고 에그플레이션(Agflation) 압력도 더욱 거세지는 등 원자재 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실물지표의 부진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우려는 금융시장내 불안감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동성과 글로벌 금리인하 추세도 물가측면에서는 달갑지 않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각국 금리인하 효과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희석화될 수 있고 혹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2월 중국내 물가 추이가 중국 경기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불안요인은 국내 물가 상승압력 뿐만 아니라 물가 리스크로 인한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라며 "미국 경기침체를 전제할 경우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의 실타래를 중국 경기가 풀어주어야 하지만 중국 경제가 물가압력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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