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내년엔 입장 바뀐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2.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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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제 오를일만 남아…LCD, 내년 이후 시황 전망 어두워

반도체와 LCD 업계 상황은 지난해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는 공급과잉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고 LCD는 공급부족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다시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반도체는 불황의 여파로 투자를 줄여 하반기부터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LCD는 호황의 여파로 투자가 늘어나 시황이 점차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 지난주까지 지난해 실적과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D램 업체들은 대부분 올해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만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뿐이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를 지난해 591억7000만 달러보다 13.7% 줄어든 510억 78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반도체총괄,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동부하이텍 (36,150원 ▼850 -2.30%), 매그나칩, KEC (782원 ▲10 +1.30%)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 5곳의 투자도 전년보다 9.3% 줄어든 10조 81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새로운 시설투자가 감소하면서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D램의 공급과잉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200mm(8인치) 웨이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라인들이 본격적으로 퇴출된다. 새로운 공장 건설은 줄어드는 반면 기존 공장의 퇴출이 많아짐에 따라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시장 전문가들 모두 반도체 시황이 하반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는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D램 현물가격은 올들어 1달러를 회복한 이후 횡보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고 고정거래가격도 최근 들어 연속 반등한 바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설비투자 축소와 8인치 라인의 퇴출로 인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CD, 올해까지는 좋겠지만...= 반면 LCD 업계의 상황은 정 반대다. LCD 업계는 2000년대 초 과잉투자로 인해 2005년, 2006년 투자를 줄이며 고전했지만 그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공급부족이라는 호황기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같은 추세는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만큼은 아니겠지만 올해도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져 전반적인 시장상황은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업계 전체적으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반도체 디스플레이 6개 기업의 7개 사업부문의 올해 설비투자는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146%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LCD총괄이 지난해 1조 7600억원에서 올해 3조 7000억원으로 투자를 110% 늘리고, LG필립스LCD는 지난해 9610억원에서 올해 3조원으로 212% 가량 늘어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림픽 특수도 끝이 나고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팹(공장)도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LCD 업계의 시황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2007~2008년에도 신규 LCD 설비 가동이 예정돼 있지만 제한적"이라며 "2009년 수급이 2008년에 비해 느슨해질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은 공급과잉을 단정하기에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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