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오는 13일 금리 내려야 하나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2.0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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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 BOE 금리 인하 등으로 고민 깊어질 듯

미국에 이어 영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설 연휴 직후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금통위는 통상 매월 둘째 목요일에 개최되지만 이달에는 설 연휴 때문에 13일로 연기됐다.

금융시장은 대체로 콜금리 동결을 예상해왔지만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행보가 금통위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지난달 하순 2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4.25%에서 3.00%로 크게 떨어뜨린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이 지난 7일 기준금리를 5.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연 4.0%로 동결했으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가입지역)의 성장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다"고 언급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여파로 흔들리는 세계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개별적 또는 공동으로 적절히 행동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중앙은행들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세계경제 및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콜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4.1%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9%에서 1.5%로 각각 낮춰 잡았다. 이는 한은이 당초 예상한 4.6%, 1.8%보다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올해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하로 환율하락을 막아 수출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한·미 금리격차가 2.0%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환율하락과 금리차익을 노린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입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소비자물가가 1월에 3.9%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콜금리 인하 결정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물가는 지난해 10월 3.0% 오른 이후 11월 3.5%, 12월 3.6%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설 연휴기간의 생필품가격 상승도 2월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물가상승 추세는 더욱 기세를 부릴 전망이다.


 대내외 금리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을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운데다 물가상승 원인이 수요 측면보다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외공급 측면에 기인함에 따라 금리인상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많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은이 당장은 콜금리를 내리기 어렵겠지만 금리하락 추세를 언제까지 외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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