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9.3%↓..6년만에 꺾인다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08.02.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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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8조...불황지속-장비업체 비상, LCD 투자는 146%↑

국내 기업의 올해 반도체 투자가 6년 만에 줄어든다.

이는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초부터 지속된 반도체 불황이 올해도 당분간은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시그널로 해석된다. 수백개에 달하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동반 부진도 예상된다.

반면 LCD 부문 투자는 올해 전년에 비해 146% 늘어난 6조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3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주요 반도체 디스플레이 6개 기업의 7개 사업부문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반도체총괄,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동부하이텍 (36,150원 ▼850 -2.30%), 매그나칩, KEC (782원 ▲10 +1.30%)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 5곳의 투자는 전년보다 9.3% 줄어든 10조 81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와 LCD를 합친 투자는 지난해 14조 6410억원에서 올해 17조 5100억원으로 19.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7조)와 하이닉스(3조 6000억원), 동부하이텍(1000억원), 매그나칩(800억원), KEC(300억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투자는 총 10조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총 투자액인 11조9200억원보다 9.3% 가량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반도체와 LCD 기업간 투자가 대조를 이루는 것은 지난 한해 반도체 시장이 침체되고, 올해도 상황 반전이 쉽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25% 가량 줄인 것이 전체 반도체 투자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 특히 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를 지난해 591억 7000만달러보다 13.7% 줄어든 510억 7800만달러로 전망해, 반도체 투자축소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경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LCD총괄은 지난해 1조 7600억원에서 올해 3조 7000억원으로 투자를 110% 늘리고, LG필립스LCD는 지난해 9610억원에서 올해 3조원으로 212% 가량 늘어난다. LCD 부문은 지난해 2조 7210억원에서 올해 6조 7000억원으로 146% 증가할 전망이다.



LCD 기업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보인데다 올해도 LCD 공급부족에 따라 삼성전자가 8세대 2단계 증설 투자에 나서고, LG필립스LCD도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150%에 가까운 투자 증가요인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LCD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져 투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가 약 2조원이 늘어난 것은 탕정 8세대 2단계 투자에 나서면서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올해 전년대비 각각 10.6%와 40% 늘어난 25조원과 10조7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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