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교수는 이날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 초빙 강연자로 참석해, 경부운하 건설사업이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또 화물을 배에서 배로 바로 옮겨 싣는 '베슬 투 베슬(Vessel to Vessel)'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는 운하연구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컨테이너 하나 안에도 여러 나라의 여러 지역으로 가는 짐들이 다 섞여 있어 이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한 해운업계 최고경영자(CEO)는 '미친 X'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운하연구회가 '경부운하를 관광용으로도 활용하면 중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터널 길이가 세계 최장인 25km에 달하는데 6시간 걸려 이를 지나는 게 과연 관광일까"라며 '관광운하 활용론'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용은 축소, 편익은 과장 "양심 불량"= 아울러 홍 교수는 경부운하 건설사업 비용이 14조10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데 대해서도 "운하 건설 과정에서 새로 건설해야 하는 교량에 드는 비용이나 취수원 이전비용, 강변여과수 시설비 등 항목이 죄다 빠져 있다"며 "이걸 다 포함하면 40조~50조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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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경부운하 사업에 드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면 1 대 2.3'이라는 운하연구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부운하를 만든다더라도 연간 유지관리비가 최소 2115억원 이상이 든다"며 "이를 고려하면 편익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0.9밖에 안나오며 2.3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운하 사업은 현 수준에서 백지화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당장 철회하기 힘들다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검증위원회를 구성해서 면밀히 조사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