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노사화합 상징' GM대우 방문

송기용 최명용 기자 2008.01.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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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안 만나고 GM대우 찾아 노사화합 강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GM대우 부평공장을 방문했다. 민주노총과 면담이 무산된 후 일정을 바꿔 GM대우를 찾았다. GM대우 마크가 선명한 점퍼를 입고 자동차 생산라인에 서서 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당선인이 갑작스럽게 GM대우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GM대우는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회사도 아니고 노조가 대표성을 지닌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회사는 역시 현대차다. 노조도 현대차 노조가 유명하다. 그러나 이 당선인은 GM대우 노사가 주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GM대우 노사가 보여준 상생의 스토리를 재계와 노동계에 던진 것이다.



◆GM대우 노사화합의 상징 = GM대우의 전신은 대우차다. 외환위기로 부도처리된 대우차는 법정관리를 받던 2001년 생산직 직원 중 1725명을 정리해고했다. 전체 직원 중 1/3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대우차는 2002년 GM에 인수돼 GM대우로 새출발했다.

초대 사장인 닉 라일리 사장은 "회사를 조기에 정상화시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키자"고 노조원들을 설득했다. 문서로 된 합의사항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약속을 위해 노사는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진 자동차노조는 극심한 대립을 보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GM대우의 노사 분규는 최소한에 그쳤다.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파업을 좀더 하고 투쟁을 더 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노조는 이를 포기했다.



경영진도 약속을 지켰다. GM대우와 대우차는 별개의 회사다. 대우차에서 퇴사한 직원을 받아줄 이유가 없다. 그러나 GM대우는 매년 대우차 시절 생산직 직원들을 복직시켰다. 2005년엔 희망자 전원이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GM대우는 2005년 정리해고자 중 1605명을 모두 복직시켰다. 나머지 100여명은 복귀 대신 다른 길을 찾은 직원들이다. 노사 화합으로 회사가 조기 정상화를 이뤘고, 회사에선 동료들의 복직이란 선물을 줬다.

GM대우는 또 외자유치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룹 해체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던 대우자동차는 2006년 기준으로 5927억원의 순익을 냈다. 해마다 은행에 대출을 하던 차입경영의 대명사에서 금고에 돈을 쌓아 놓고 영업을 하는 우량 회사로 거듭났다. GM은 대우자동차 인수 시절 인수대금 4억달러, 부채탕감 5억7300만달러, 장기상환우선주 12억달러 등 총 22억달러의 자금을 투여했다. 이제 GM대우는 GM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GM대우에서 생산한 차량들은 시보레 등 GM마크를 달고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당선인 "대한민국이 GM대우 따라야" = 노사화합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외자유치. 이 당선인이 줄기차게 강조해온 핵심사항이 GM대우에 모두 녹아 있다. 그래서인지 이 당선인은 이날 방문에서 GM대우를 극찬했다. "GM대우가 대한민국의 모든 제조회사에 노사가 잘 협력하는 선진화된 노사문화를 보여줘 모범이 되기 바란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노사화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어렵고 한국 경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GM대우 사례처럼 노사화합만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수 있다"고 밝혔다.


생산라인 현장에서 가진 노동자들과의 즉석 간담회에서도 "노사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노동자를 얼마나 신뢰하고 근로자는 회사를 얼마나 믿느냐"라며 "GM대우는 회사문화가 굉장히 다른 것 같다"고 격려했다. 그는 "해고된 사람을 복직하라고 매일 싸우는데 회사가 잘 안되면 그걸 할 수있나. 노는데 월급을 줄 수 있나. 회사가 잘 되니까 (GM대우처럼) 해고자 복직도 시키고 추가로 고용도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GM대우가 5년째 파업을 안하고 있죠? 앞으로도 파업 안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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