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다국적 제약사 공동마케팅 활발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1.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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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회사와 다국적제약사가 동일한 제품을 각기 다른 브랜드로 판매하는 이른바 공동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수한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영업력이 약한 다국적제약사와 영업 제품을 다양화하고 매출을 늘리려는 국내 제약사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한국MSD가 고혈압치료제 ‘코자’의 공동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자는 고혈압치료제로 연간 3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품목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유한양행과 한국얀센은 항진균제인 스포라녹스에 대한 공동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스포라녹스를 ‘라이포실’이라는 브랜드로 오는 3월부터 발매할 예정이다. 한국얀센은 스포라녹스와 동일한 라이포실 제품을 한국얀센 공장에서 생산해 유한양행에 공급하게 된다.

종근당 (60,000원 ▲1,400 +2.39%)과 바이엘은 지난해 2월부터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에 대한 공동마케팅을 진행해하고 있다. 종근당은 바이엘의 레비트라와 동일한 제품을 ‘야일라’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의 공동마케팅은 성공적인 공동마케팅 사례로 꼽히고 있다.



IMS데이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에 종근당이 판매하는 야일라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점유율 7.4%(42억원) 바이엘의 레비트라는 4.8%(27억원)를 기록해 두 제품을 합쳐 12.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바이엘이 단독으로 레비트라는 판매하던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7.4%에서 4.8%포인트 가량 늘어난 셈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종합병원 위주의 영업라인을 구축한 바이엘과 달리 종근당은 병원·의원급 영업에 강점이 있었다”며 “양사간의 주력 영업분야가 달라 공동마케팅의 효과가 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동마케팅은 다국적제약사의 제품과 동일한 쌍둥이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독자적인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기존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약할 경우, 같은 제품이지만 새로운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신제품을 출시한 것과 같은 효과를 노릴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에 현지법인을 둔 다국적 제약사로서는 국내 판권은 넘길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도 현지 법인의 영업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공동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가 제품 매출 이익에 대한 상당부분을 가져가게 되는 구조로 공동마케팅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동마케팅이 끝나게 되면 시장점유율 확대에 대한 이익을 다국적사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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