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전화도 '움직이면' 싸진다

머니투데이 윤미경 기자 2008.01.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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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전화의 반란(상)]4월 VoIP 번호이동..요금경쟁 본격화

집전화도 '움직이면' 싸진다


매달 통장에서 꼬박꼬박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집전화 요금, 좀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별생각없이 집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횟수가 많아지다보니, 집전화 요금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집전화가 더이상 집안에서 소외당하기 않기 위해 '반란'을 시작했다. '휴대폰처럼 편리하게 그러나 휴대폰보다 싸게' 집전화들이 확 바뀌고 있다.

집전화 통화량이 많다면 기본료에 월정액을 조금 추가한 요금제에 가입해보자. 3분당 요금이 부과되는 표준요금제보다 최고 74%까지 요금을 아낄 수 있다. 장거리 통화가 많은 가입자를 위한 상품도 다양하게 나와있다.



시내통화보다 국제통화가 많고, 통화량도 일정치 않고 들죽날죽하다면 '인터넷전화(VoIP)'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전화가 바뀌는 것이 싫어서 인터넷전화 가입을 미뤄왔다면, 오는 4월부터 실시되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를 이용해보자. '번호이동제'는 전화번호 변경없이 집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는 제도다. 움직이면 '돈'을 아낄 수 있다.



'골라쓸 수 있는 재미'. 이제 집전화도 예외가 아니다. 무심히 지나치고 있는 집전화도 '요금제'만 꼼꼼히 살핀다면 한달에 몇푼이라도 아낄 수 있다.

◇집전화요금도 '골라쓰는 시대'

우선, 집전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자. 집전화도 골라쓸 수 있을 정도로 요금상품이 다양하고, 움직이면 '돈'이 절약된다.


집전화의 대표주자, KT도 표준요금제만 있는 게 아니다. KT의 표준요금제는 3분당 39원의 통화요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통화량이 많다면, 기본료 월 5200원에 한달에 3000원을 추가로 내보자. 무제한 통화할 수 있다. 3000원도 아깝다면 2000원을 더 내고 시외통화(10초당 14.5원)를 시내통화(3분당 39원)처럼 쓸 수 있는 '전국 단일요금제' 상품에 가입해도 좋다.

무제한 정액제나 전국 단일요금제는 '긴 통화'를 자주 하는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통화횟수는 많고 통화시간이 짧다면 '정액형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달 1만원으로 시내·시외 구분없이 150분 통화할 수 있고, 2만원을 내면 200분까지 통화할 수 있다. 3만원을 낸다면 월 660분까지 통화하는 것이 보장된다.

하나로텔레콤의 집전화 기본료는 한달에 4500원으로, KT보다 싸다. 시내통화는 3분당 39원으로 KT와 같지만, 시외통화는 10초당 13.9원으로 KT보다 저렴하다. 한달 기본료 5200원만 내면 30분 무료통화가 제공되는 '베이직프리'부터, 월 1500원 더 내면 쓸 수 있는 시내·시외통화 구분없는 '전국 단일요금제' 그리고 정액형 요금제도 있다.

▲집전화 요금제 종류▲집전화 요금제 종류
◇VoIP 번호이동해?..더싸지는 집전화

KT나 하나로텔레콤이 이처럼 집전화 요금제를 다양하게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터넷전화(VoIP)의 출현 때문이다. 시내·시외통화 구분이 없는 인터넷전화 시장은 '070' 착신번호 부여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최근들어 LG데이콤 등이 뛰어들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전화는 오는 4월부터 번호이동제가 본격 도입된다. 기존 집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꿔도 번호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움직이면' 돈을 아낄 수 있어, 집전화의 가격파괴 바람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번호이동' 시장을 가장 노리는 곳은 LG데이콤이다. 지난해부터 'myLG070' 브랜드로 이 시장에 뛰어든 LG데이콤은 올해 140만명 가입자를 목표로 가정시장에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myLG070'의 기본료는 월 2000원. 일반 집전화에 비해 62% 가량 싸다. 통화료는 시내, 시내통화 구분없이 3분당 38원이고, 국제전화는 미국과 중국이 1분당 50원. 이 상품의 가장 큰 강점은 'myLG070' 가입자끼리 통화료가 '무료'라는 것.

myLG070의 가격파괴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반 집전화로 휴대폰에 전화를 걸면 10초당 14.5원이지만, myLG070은 10초당 11.7원이다. 집전화로 휴대폰에 전화거는 빈도가 높다면 월 2000원을 추가로 내고 '이동전화 할인요금제'에 가입해보자. 10초당 요금이 7.25원으로 줄어든다.

LG데이콤은 또 3명 이상 고객이 'myLG070'에 함께 가입하면, 가입자 전원에게 전화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 위드 패밀리 프렌즈!' 이벤트도 2월말까지 진행한다. 집전화 요금도 아끼고 전화기도 공짜로 받고 싶으면 이 기회를 노려도 좋다.

LG데이콤만큼 가정시장 공략에 애쓰진 않지만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는 곳이 삼성네트웍스다. 삼성네트웍스의 인터넷전화 기본료는 월 2000원. 시내외 통화료는 3분당 39원이고, 3년 약정할인에 가입하면 전화기 구입비용을 깎아준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도 월 기본료 2000원에 통화료가 3분당 38원인 인터넷전화 상품을 내놓고 있고, 무제한 요금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LG데이콤의 myLG070 인터넷전화는 망내통화가 무료다.▲LG데이콤의 myLG070 인터넷전화는 망내통화가 무료다.
◇결합상품 감초로 등장한 'VoIP'

인터넷전화(VoIP)가 새삼 주목을 끄는 또하나의 이유는 결합상품의 감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기반으로 한 유선업체들의 결합상품은 인터넷전화와 방송(IPTV·케이블TV)까지 묶어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TPS의 이점 역시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LG데이콤은 myLG070을 필두로 3종의 결합상품을 판매한다. LG파워콤의 엑스피드와 myLGtv(IPTV) 그리고 myLG070을 묶으면 최대 20%까지 요금을 아낄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도 하나포스+하나TV와 함께 인터넷전화 '베이직프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20%까지 저렴해진다.

인터넷전화가 갈수록 '위풍당당'해지면서 집전화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KT의 태도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결합상품에서 시내전화만 쏙 빼놨던 KT는 앞으로 결합상품에 시내전화를 추가한다고 밝히는데 이어, 올해 KT인터넷전화 가입자 목표도 100만명으로 잡았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에 앞서 KT가'가입자 방어'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이처럼 인터넷전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집전화'는 과거와 많이 달려졌다. 통화패턴에 따라 골라쓰고, 이동할 수도 있게 됐다. 이동전화에 밀려 냉대받던 '집전화'의 반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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