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0.75%p 전격 인하(종합)

김경환 기자 2008.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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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9.11 이후 처음 전격 인하



미국중앙은행은 22일 밤 긴급 FOMC 컨퍼런스를 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경제의 침체위기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를 4.25%에서 3.50%로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재할인율은 4.75%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미국중앙은행이 금리를 0.7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은 미국경제가 극도로 침체됐던 198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인하폭은 82년 이후 최대

이로써 연방기금 금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본격적으로 초래했던 작년 9월 이후 4차례 걸쳐 모두 1.75% 포인트가 인하돼 2005년 9월 3.75%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FOMC는 성명서를 통해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여건은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하강의 위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점점 악화돼 왔다"고 밝혔다.


30일 FOMC서 추가 인하 할 수도

FOMC는 또 "경제전망에 금융시장과 다른 진전상황들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신용경색과 경제침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과 30일로 예정된 이번 달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금리가 0.25%∼0.50%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시 유럽은 반등 미국은 하락

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유럽증시는 독일을 제외하고 반등했으나 미국 증시는 초반 낙폭을 크게 줄였으나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6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에 금융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159.70포인트(2.86%) 급등한 5737.90으로, 프랑스 CAC40지수는 98.09포인트(2.07%) 오른 4842.54로 마감했다. 그러나 독일 DAX30지수는 20.72포인트(0.31%) 하락한 6769.47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유럽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커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증시는 FRB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에 힘입어 장 초반의 폭락세를 딛고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128.11포인트(1.06%) 하락한 1만1971.1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4.66포인트(1.11%) 떨어진 1310.53으로, 나스닥지수는 47.75포인트(2.04%) 밀린 2292.27로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뉴욕증시는 금리인하가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힘을 얻으면서 다우지수가 400포인트 이상 밀리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폭락했다.

그러나 기습 조치의 효과가 뒤늦게 서서히 발휘되면서 금리 인하의 수혜주인 금융주가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고 모기지 업체들도 오름세를 타면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 낙폭을 크게 줄였다.



금리 2% 수준까지 내려갈듯

금리선물시장에서는 현재 금리가 오는 9월까지 2% 수준으로 내려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FOMC가 오는 4월까지 금리를 0.75%포인트 내려 2.75%까지 낮출 수 가능성은 있지만 또 다른 경제불안에 대비해 금리인하의 여지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에 그 이하로는 내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금리인하 도미노 가능성

또 캐나다 중앙은행이 FRB에 이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4.0%로 하향조정했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도 금리인하 조치를 잇따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영국 소재 USB AG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미트 카라는 블룸버그 통신에서 "유럽과 영국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신속하게 그리고 더 많이 해야 할 위험을 높인 것"이라면서 올해 영국중앙은행은 네 차례, ECB는 두 차례 걸쳐 금리를 각각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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