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중]FRB 효과, 낙폭 축소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1.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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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습 조치가 차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장 초반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던 다우지수가 낙폭을 두자릿수로 줄이는 등 뉴욕 증시가 점차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동부시간 오전 11시 17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3.40포인트(0.61%) 하락한 1만2025.90을 기록하고 있다. S&P500지수는 7.63포인트(0.58%) 떨어진 1317.56을, 나스닥지수는 31.21포인트(1.33%) 밀린 2308.81을 나타내고 있다.



◇ 연준, 기준금리·재할인율 75bp 인하.. 추가 인하 시사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75bp씩 전격 인하했다. 고유가와 식료품값 급등 등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켜 시장을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



연준은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4.25%에서 3.5%로 7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재할인율도 4.75%에서 4%로 75bp 낮췄다. 연준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는 2001년 이후 처음이다. 당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었다.

연준은 "단기 자금 시장의 압박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체적인 금융 시장의 여건은 계속해서 악화돼고 있다"며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고 성장 하향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긴급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를 75bp나 전격 하향한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의 여건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연준은 한발 더 나아갔다. 연준은 "상당 수준의 경기 하향 리스크가 남아있다"며 "금융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망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리스크를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적절한 방식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 BOA-와코비아, 순익 급감-주가는 반등



은행권의 실적은 실망 그 자체였다. 역시 문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95% 급감한 2억6800만 달러, 주당 5센트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익은 52억6000만 달러, 주당 1.16달러였다. 그러나 금리 인하의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BOA 주가는 7.4% 급등하고 있다.

업계 4위의 와코비아의 순익도 100% 가까이 급감했다. 와코비아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1년 전 대비 98% 감소한 5100만 달러, 주당 3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익은 23억 달러, 주당 1.20달러였다. 와코비아 주가도 5.78% 오르고 있다.



존슨앤존슨(J&J)만이 예상을 웃도는 분기 성적표를 내놓았으나 주가는 1.25% 밀리고 있다. J&J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21억7000만 달러, 주당 74센트에서 23억7000만 달러, 주당 82센트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도 88센트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를 2센트 넘어섰다.

◇ 홈디포 등 대형 유통업체 "선전"

대형 유통업체들은 샌포드 베른슈타인의 투자의견 상향 덕에 선전하고 있다. 홈디포와 로우즈가 5.3%, 6.22%씩 급등하고 있고 베드 배스&비욘드 주가도 7.10% 뛰고 있다.



콜린 맥그라나한을 비롯한 베른슈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미국 유통업체들의 최근 주가 하락폭은 잠재적인 순익 성장세 악화마저 반영하고 있다"며 홈디포와 로우즈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미 최대 가정용품 유통업체인 베드 배스&비욘드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확대"로 상향됐다.

맥그라나한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종에는 값싼 주식이 풍부하다"며 "경기 침체가 닥쳐도 유통업종의 주가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정유주-기술주, 일제 하락



반면 정유업종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1.40% 떨어진 배럴당 89.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는 장 초반 3% 이상 밀렸었다. 이에 따라 엑슨모빌이 2.64% 떨어지고 있고 코노코필립스는 3.50% 급락하고 있다.

기술주들도 맥을 못추고 있다. 구글이 3.04% 급락하고 있고 휴렛팩커드(HP)는 2.34% 빠지고 있다.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야후도 1.15% 하락하고 있다. 블루버그통신은 관계자를 인용, 야후가 700명을 감원하는 등 군살빼기를 통해 구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 달러 가치 혼조세 뚜렷

달러 가치의 혼조세는 금리 인하 이후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79% 상승한 89.30엔, 달러/유로 환율은 1.19% 오른 1.462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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