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 75bp 기습 인하(상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1.22 22:51
글자크기

8대1의 압도적 찬성.. 유럽 반등, 뉴욕 선물 낙폭 축소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습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금리 인하 폭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75bp다.

실업률 급등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전세계 주요 증시가 연이틀 폭락함에 따라 미국발 세계 경기 침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은 22일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4.25%에서 3.5%로 7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사태가 발생했던 2001년 이후 처음이다. 당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었다. 연준은 재할인율도 4%로 75bp 낮췄다.



연준은 성명에서 "단기 자금 시장의 압박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체적인 금융 시장의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돼고 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고 성장 하향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연준은 덧붙였다.

고유가와 식료품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를 무려 75bp나 인하한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2년래 최고로 급등했고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와코비아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이 10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세계 80여 주요 증시 가운데 절반 가량이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금융 시장의 혼란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도 연준을 기습 금리 인하에 나서게 했다.

게다가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8대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진단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루이스 연방은행의 윌리엄 풀 총재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한편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에 일제히 하락하던 유럽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폭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 선물 시장이 낙폭을 크게 줄이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