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87년 대폭락과 유사? 너무 쏠렸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1.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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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전망]87년 대폭락과 유사? 너무 쏠렸다


'마틴 루터킹 데이'로 하루 쉰 뉴욕증시는 말그대로 태풍전야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연일 5% 넘는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뉴욕 증시 역시 폭락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미 다우선물은 500포인트, 나스닥선물은 80포인트, S&P500선물은 6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전날 유럽증시가 6%, 22일 아시아 증시가 5~10%대 폭락한 것을 감안할 때 미증시가 5% 넘게 무너진다해도 무리는 아니다. 이 정도의 조정은 인정하고 접근해야하는 게 상식이다. 가뜩이나 이번 글로벌 증시 패닉을 조장하고 투매를 주도한 장본인이 미국이다. 다우지수가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하락폭은 역대 최대가 될 수 있다.



연준(FRB)은 금융시장이 역사적인 조정에 진입할 경우 30일 이전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 1500억달러 상당의 감세안이 '100% 실망'이라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부시행정부는 또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호재일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0)인 경기지표 발표가 뜸한 가운데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이날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분기 실적은 물론 향후 영업전망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 지가 관심이다. 아쉽게도 큰 호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기 침체 흐름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경영전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침체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침체 정도가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유럽 아시아 증시는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일부에서는 87년 블랙먼데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크 허버트 칼럼니스트는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요즘 증시와 87년 대폭락때와 닮은 게 몇몇 있다며 흉흉한 내용을 실었다.

일부만 간단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87년에도 달러화가 주요 해외 통화에 대해 급락했다. 요즘도 그렇다. 그때 미국 정부는 (경기 침체로 가는 상황에 대해) 이렇다할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다. 지금 침체 국면에서도 정부는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

게다가 87년 월요일 폭락 전주말 해외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이번에도 개장을 앞두고 해외 증시가 무너져 내렸다.



미국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분명한 것은 오늘 세계 경제 둔화가 총체적인 침체로 전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내가 관찰하고 있는 전문가들중 일부는 경기침체 우려가 과장돼 있다고 믿고 있다......"

87년 10월19일(월) 다우지수는 508포인트 하락했다. 22.6%하락률이었다. 지금 다우지수가 이 정도로 하락한다면 2700포인트에 해당한다. 20년전 블랙먼데이 직전의 금요일 다우지수는 4.6% 하락했다. 블랙먼데이 재연 가능성은 낮다.

마켓워치는 신중론자의 견해를 비교적 풍부하게 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인 포스백 펀드 포케스터의 노먼 포스백 편집자는 "약달러와 중국 인도의 고성장에 따라 세계 경제는 비교적 좋은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 영향도 세계경제가 견고해 제한적이라고 했다. 포스백은 이어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역시 그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증시는 글로벌 경제성장, 미국의 소비 등 낙관을 먹으며 5년 넘게 랠리를 지속했다. 악재는 묻혔다.

작년말, 연초 세계 증시는 반대의 쏠림을 보이고 있는건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야한다. 수년간 희망을 주었던 중국이 미국의 신용경색으로 저성장 국면으로 돌아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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