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어렵지만…지금은 매수시기"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1.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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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600붕괴 증시 진단…"가치주 투자의 적기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한 '블랙먼데이'에 이어 22일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되는 등 국내 증시의 흐름이 좋지 않다.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당분간 힘겨운 흐름을 예상하면서도 저가매수 시기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신영투신운용 이상진 부사장은 "지수가 급격히 빠지면서 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과거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 증시가 수년간 호황을 거듭하다 찾아 온 불황이다 보니 심리적 불안감이 크지만 가치주 등 오히려 투자의 적기로 삼을만한 종목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이달 말 50bp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파격적인 금리인하 또는 쇼킹한 정책이 나와줘야 시장에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시장이 진정되는 시기는 투자자들이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되지 않겠냐"며 "한번쯤 시장에 큰 파도가 몰아친 후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석교 교보투신 대표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것은 전일 유럽시장의 급락과 매수주체 부재의 결과"라며 "현재 시장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고 있어 거치식 투자자는 지금부터 주식펀드를 분할매수하라"고 권했다.

김 대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칠 여파를 현시점에서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글로벌 증시의 최대 악재"라면서도 "글로벌 증시의 버틱목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세계경제 인플레이션 억제기능을 무난히 수행할 것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성장축이 옮겨진다는 점을 근거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보다 저가매수에 무게를 뒀다. 김 대표는 "당분간 서브프라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현주가는 국내기업의 2008년 예상순이익을 감안할때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는 "작년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꿈틀거린 것을 시장은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고 올들어 이같은 과정이 해소돼 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제는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단언하고 "지난해 고평가된 주가가 제자리를 상당히 찾았고 펀더멘털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좋은 주식을 고르는 작업에 착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몇달동안 어려운 장세가 펼쳐질 것이어서 미국 소비심리 회복시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를 저평가 종목을 분석해 매수에 나서라"고 권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지수가 1600선을 밑돌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장기적인 상승에 무게를 뒀다. 대규모 펀드환매 등 우려할만한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진 신영투신 부사장은 "펀드런이 시작된다면 작년초에 가입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일 것이지만 당시 자금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은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작년 하반기 집중적으로 자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은 환매보다 시장을 관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려할만한 펀드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00까지는 미국만, 그 이하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의 악영향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1700을 이탈하면서 중국의 흔들림을 프라이싱하고 있는 것"이라며 "1분기를 끝으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반등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기 우려는 사라질 것이지만 최근 지수급락으로 3월까지는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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