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하면 대형참사 유발"-포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2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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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수준에서 동결 내성 키워야…약한 수준에서 침체 끝날 것

미국 경기 둔화가 심상치 않자 정부와 의회가 경기부양책들을 준비하고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경제의 '대형 참사'(calamity)를 유발할 수 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천이 2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 포천 "연준 섣부른 대응 말아야"

포천은 섣불리 금리 인하로 대응하는 것보다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약간의 경기 침체를 감내하는 것이 미래의 재앙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키워 오히려 더 큰 경기추락을 가져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천은 현 금리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경기가 강한 반등을 경험할 기틀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경기 침체 우려는 이라크 문제를 제치고 대선을 앞둔 미국 유권자들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금리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연준 역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뒤늦은 금리 인하 처방이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연준 오는 30일 0.5%p 금리 인하 예상



연준은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해 신용경색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리를 4.25%로 1%p 인하해왔다. 또 긴급 유동성을 금융 시스템에 공급해왔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에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월가는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p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빗 말패스는 "최근 경기 침체는 지나친 긴축에 따른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이코노미스트인 미키 레비 역시 "주택 부문 침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금리 인하는 경제 재앙의 서막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거 2000년대 초반의 초저금리가 결국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오히려 종국에는 금리 인상을 유발하고 이 경우 경제에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카네기 멜론의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멜처는 "약간의 경기 침체를 감내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미연에 잘라내는 것이 나중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심각한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강조했다.



멜처는 버냉키가 1970년대 고유라고 물가가 두자릿수로 급등했던 위험한 전철을 다시 밟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연준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했고 결국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발생시켜 오히려 경제에 역효과를 줬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시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재발



멜처는 "1970년대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며 "침체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막아야 하지만 너무 늦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금값은 온스당 9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고, 달러도 유로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트렌드 매크로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빗 기트리츠는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달러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재앙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지지자들은 이러한 위험을 여전히 낮게 보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위협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지지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지지자들은 또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3.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수준이 2% 수준에 머물러 있을 점이란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포천 "금리 동결이 최선의 결정"

이런 모순된 상황에서 연준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나을까. 포천은 버냉키 의장은 4.25%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데 힘을 실었다.



포천은 금리를 동결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겠지만, 이는 단기적인 위험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경제는 이를 극복해내고 물가 안정을 회복해 2010년이나 2011년경 강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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