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일제 폭락 '블랙 먼데이'

김유림 기자 2008.01.2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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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홍콩證 9.11이후 최대낙폭…印 7% 日닛케이 3.9% 하락

21일 아시아와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5% 이상 급락하는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 내놓은 경기부양책이 경기침체를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실망감과 채권 보증업체들의 신용 등급 하향에 따른 신용 위기 심화 우려가 투매를 불렀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다우존스스톡스600지수가 52주 최고점 대비 23% 급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고 런던과 홍콩 증시는 9.11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는 2년여래 최저로 추락했고 중국 증시는 5000선을 내줬다.

미국 증시는 이날 마틴루터킹 기념일로 휴장했지만 다우지수 선물이 한때 500포인트 넘게 급락해 22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유럽 증시, 약세장 진입

21일(현지시간) 유럽 증시는 2001년 9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는 약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다우존스스톡스600지수는 이날 5.4% 급락한 309.67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장중 한때 308.69까지 밀려 하루 낙폭으로는 9.11테러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52주 최고점(400.99) 대비 23% 빠져, 공식적으로 약세장 진입을 알렸다.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공식적인 약세장 진입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우존스스톡스600지수는 올 들어서만 14.9%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전일 보다 323.50포인트(5.5%) 급락한 557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9.11 이후 최대 낙폭이다.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347.95포인트(6.8%) 폭락한 4744.45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523.98포인트(7.2%) 밀린 6790.19로 마쳤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채권보증회사인 암박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지며 새 위기국면에 진입하자 소시에떼제너럴과 알리안츠 등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 투자은행인 웨스트LB가 지난해 순손실이 10억유로(14억6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이에 따른 자산 상각액이 10억유로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혀 금융주 실적 악화에 대한 걱정을 더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영국 투자은행 사업부문에서 15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소시에떼제네럴은 8% 급락했고 크레디트아그리콜과 BNP파리바가 각각 9%, 9.6% 폭락했다.

이 밖에 UBS가 5.3%, 크레디트스위스가 6%, 도이치뱅크가 8.4% 하락하는 등 금융주가 폭락세를 주도했다.

알리안츠(-4.7%), ING그룹(-4.6%) 등 보험주도 급락세로 마감했다.



◇ 다우지수선물 500p 이상 폭락

뉴욕증시가 마틴루터킹데이 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다우지수 선물이 한때 5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지수 선물(3월물)은 동부시간 오전 11시30분께 전일 보다 522포인트 급락한 1만1584까지 하락했다.



지수선물 급락은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와 유럽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데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지난 89년~92년 당시와 같이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며 투자를 서두르지 말고 현금 확보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 인도 증시도 급락



인도 뭄바이증시 선섹스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08.35포인트(7.41%) 급락한 1만7605.3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2004년 5월 17일 11.14% 하락한 이래 최근 4년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선섹스지수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인도 증시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3% 이상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이 확대됐다. 오후 한때 10.85%까지 급락했지만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8일 부시 정부가 발표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하락세를 이끌었다"며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아시아 증시의 동반 급락 역시 심리적인 부담이 됐다"고 분석했다.

◇ 닛케이 3.9% 급락, 2년래 최저

일본 증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535.35포인트(3.9%) 급락한 1만3325.94로 마감, 2005년 10월25일 이후 최저로 하락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밝힌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내수 경기 불안 신호가 겹쳐 말그대로 '내우외환'에 직면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해 4분기 도호쿠, 긴키, 규슈,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전체 11개 지역 중 5곳의 경기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4개 지역의 경기가 악화됐다던 일본은행(BOJ)의 지난주 발표에 악재가 추가된 것.

이 여파로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가 5.7% 급락했고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도 5.6% 밀렸다. 토요타자동차가와 혼다자동차가 3.1%씩 하락하는 등 수출주들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 中 상하이지수 5000선 이탈

중국 증시는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을 내줬다. 특히 중국은행(BOC)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66.08포인트(5.14%) 빠진 4914.44로 마감, 5000선을 내주며 지난해 12월 18일 이후 1개월여만에 최저로 밀렸다. 선전종합지수는 70.09포인트(4.62%) 밀린 1448.18로 거래를 마쳤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지난해 4분기 24억달러를 추가 상각할 전망이다. 중국은행은 아시아 은행 가운데 서브프라임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행이 5%대 급락했고 공상은행과 건설은행도 각각 4%, 3.3% 밀렸다.

에어차이나의 모회사 중국국제항공공사가 19억달러를 투입, 동방항공 지분 30%를 인수하겠다는 소식에 중국국제항공의 유동성 불안이 대두되면서 에어차이나도 10% 빠졌다.



◇ 홍콩 증시 5.5% 폭락, 9.11 이후 최대낙폭

홍콩 증시도 맥을 못췄다. 항셍지수는 1383.01포인트(5.5%) 폭락한 2만3818.86으로 거래를 마쳐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의 서브프라임 우려가 불거지면서 금융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중국은행이 10% 급락하는 등 본토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락했고 HSBC 은행도 2004년 5월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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