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온실가스 정보까지 공개 추진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01.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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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대한 기후정보 공개 압박도 가시화될 전망

펩시콜라·휴렛패커드(HP)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거대 기업들이 자사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까지 공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발전사·철강사 등 거대 기업들에게만 집중됐던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 단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탄소배출정보 공개프로젝트(CDP)는 "세계적 거대 기업들이 자사 협력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정보를 공개하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21일 이같이 밝혔다.

CDP는 컴퓨터 제조사인 델과 HP는 물론 임페리얼타바코·로레알·네슬레·펩시콜라·테스코·유니레버 등 총 12개사가 협력업체 온실가스 정보공개를 위한 제휴(SCLC)를 맺고, 올 5월 중으로 협력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발족한 CDP는 골드만삭스·메릴린치·HSBC를 비롯한 유수 금융기관과 기관투자자 등 전 세계 315개 기관·단체의 위임을 받아, 지난 2003년부터 각국 주요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CDP는 이들 기업이 제출한 정보를 모아 홈페이지(http://www.cdproject.net)에 공개해왔다. 5회째인 지난해에는 전 세계 2400개 주요기업들에 질문을 발송, 1300여개 기업들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정보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해까지는 최종 생산자인 주요 기업들에게만 질문서를 발송, 답변을 요구했었지만, 원자재·부품 제조 과정, 운송 등 최종 생산공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배출되는 온실가스 정보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금까지 CDP가 거대 기업 중심의 온실가스 정보만 수집·정리해왔던 데 비해 올 5월 프로젝트는 1개 대기업당 최다 50개 협력업체들의 정보를 종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프로젝트' 제휴사에 부품·재료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감축목표 △기후변화 대응 전략 등 정보를 공개해야만 한다.



폴 디킨슨 CDP 대표는 "산업계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마련을 위한 중요한 정보를 모으게 됐다"며 "최종 생산자인 대기업들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전략을 구상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업체들에 직접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가해지지 않더라도,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로 인해 이들에게도 간접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압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구은행·마이다스자산운용·삼성투신·신한은행 등 4개 금융기관이 CDP 회원사로 참가했다. 지난해 CDP로부터 질문서를 받은 국내 기업은 28군데로 이 중 10개사가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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