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상각액 146억불 18년래 첫 연간손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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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서브프라임 손실 115억불 상각+채권 발행 가치 31억불 추가 상각

메릴린치가 지난해 4분기 150억달러에 육박하는 자산 상각으로 사상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메릴린치는 2분기 연속 분기 손실은 물론 1989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메릴린치는 1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98억3000만달러(주당 12.0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전년동기에는 23억500만달러(주당 2.41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순손실 예상규모인 주당 4.82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및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 손실에 따른 메릴린치의 4분기 자산 상각 규모는 115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메릴린치는 채권 발행 계약 가치 역시 31억달러를 추가로 상각해 총 상각규모는 146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들과 씨티그룹이 예상한 15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메릴린치의 지난해 전체 연간 순손실은 7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또 다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16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모간스탠리도 연간으로는 32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모간스탠리와 베어스턴스는 메릴린치와 마찬가지로 4분기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5대 투자은행 중에서는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 만이 지난해 4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존 테인 메릴린치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메릴린치의 연간 실적은 분명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지만, 지난 수주간 우리는 회사의 유동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테인은 지난달 스탠리 오닐의 뒤를 이어 CEO로 선임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애널리스트인 매튜 알브레히트는 "테인은 메릴린치의 재무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회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일단 메릴린치의 최악의 시기는 거의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인은 2007년 일부 부서의 성과급을 삭감했으며, 자산 상각이 집중된 채권 부문 감원에 나섰다. 그리고 오닐 전 CEO와 연관된 많은 경영진들이 회사를 떠났다. 대신 넬슨 최를 제프 에드워즈의 대를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메릴린치의 주가는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에만 무려 42% 급락했다. 2006년까지만 해도 메릴린치의 시가총액은 골드만삭스를 넘어섰지만, 지금은 절반에 불과하다.

메릴린치는 자금 충원을 위해 지난 15일에는 66억달러 규모의 의무전환우선주를 한국투자공사(KIC), 쿠웨이트 투자청, 일본 미즈호금융그룹 등에 매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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