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는 1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98억3000만달러(주당 12.0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전년동기에는 23억500만달러(주당 2.41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순손실 예상규모인 주당 4.82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메릴린치의 지난해 전체 연간 순손실은 7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또 다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16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모간스탠리도 연간으로는 32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모간스탠리와 베어스턴스는 메릴린치와 마찬가지로 4분기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5대 투자은행 중에서는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 만이 지난해 4분기 순익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애널리스트인 매튜 알브레히트는 "테인은 메릴린치의 재무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회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일단 메릴린치의 최악의 시기는 거의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인은 2007년 일부 부서의 성과급을 삭감했으며, 자산 상각이 집중된 채권 부문 감원에 나섰다. 그리고 오닐 전 CEO와 연관된 많은 경영진들이 회사를 떠났다. 대신 넬슨 최를 제프 에드워즈의 대를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메릴린치의 주가는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에만 무려 42% 급락했다. 2006년까지만 해도 메릴린치의 시가총액은 골드만삭스를 넘어섰지만, 지금은 절반에 불과하다.
메릴린치는 자금 충원을 위해 지난 15일에는 66억달러 규모의 의무전환우선주를 한국투자공사(KIC), 쿠웨이트 투자청, 일본 미즈호금융그룹 등에 매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