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000억불 달성 축하연과 압수수색

장시복 기자 2008.01.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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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왜 잔칫상에 재를 뿌렸을까"

조준웅 특검이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 지난 14일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로 사용돼 온 '승지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다음날인 15일 아침 삼성그룹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한 기업인들의 반응이다.

특검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안돼 삼성의 심장부를 잇따라 급습(?)했다.



그러나 특검이 삼성그룹 본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15일은 다름아닌 삼성전자가 전세계를 상대로 지난 한 해의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1000억불 달성'을 자축하는 축제의 날이이었다.

이 같은 특검의 예상치 못한 초강수에 대해 삼성 측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기업계도 특검이 의도적으로 삼성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잔칫날을 택한 것이 아니겠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은 16일 오전 가진 특검 브리핑에서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뿐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수사를 하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물론, 특검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을 것이다.


또 특검 수사에 그 어떤 장애나 영향력이 행사돼서는 안된다는 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특검에게 할당된 100여일이란 수사 기간을 고려할 때 충분히 압수수색 일정을 조정할 수도 있었다는 대목에서 고의성을 의심받는 것이다.

특검은 지금까지 펼친 수사에서 기대와는 달리,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물론, 지금부터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는 만큼 특검의 실적과 성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다만, 국내 최대기업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 축이 돼 온 삼성이 이번 사건으로 좌초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특검도 이를 고려해 삼성이 잘못된 것은 응당한 처벌을 받고 다시금 새롭게 자세를 가다듬어 기업운영의 내실을 다지고 국가와 국민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특검은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에 해를 끼치는 것은 삼성은 물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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