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정상적 경영이나 신인도에는 최대한 지장이 없도록 신중해야 한다는게 국민적 공감대지만 그 반대의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9일 '네이버'에 '삼성비자금특별검사' 라는 카페를 개설했다. 일반 국민들로부터 삼성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받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당장 '제보라는 이름으로 올라오는 장난글이나 무책임한 의혹 제기를 차단하지 못할 경우 자칫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15일 단행된 삼성 본관에 대한 압수수색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전세계를 상대로 지난 한해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던 시간에 압수수색을 단행한 데 대한 지적이다. '전세계 세번째로 매출 1000억불 돌파'라는 잔칫상에 재를 뿌릴 만큼 본관 압수수색이 시급했느냐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집중을 받는 행사"라고 전제하고 "특히 삼성의 실적이나 향후 투자 계획 등은 전세계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도 같은 시간에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다소 경솔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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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투자자들을 향한 삼성전자의 입인 주우식 부사장(IR팀장)은 "200여명의 애널리스트들과 컨펀런스콜을 하고 있는데 압수수색 소식을 들었다"며 "컨퍼런스 진행하면서 급속도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우연의 일치'였다는 특검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본관 압수수색의 목적이 '삼성을 망신 줘 기를 꺾어 놓으려는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삼성의 국내 위상을 생각할 때 삼성의 이미지 타격은 결국 대한민국의 손해"라며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게 되면 결과에 상관없이 해당 기업은 엄청난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검 시작 때부터 각계에서 조용한 수사를 주문했는데 그렇지 못해 안따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