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정치력+글로벌 마인드' 총리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1.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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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당선인 "총리, 세계시장서 할 일 많다"…손병두·한승주 등 거론

"능력 있고 일도 잘 하는데다 정치력까지 겸비한 글로벌 경제 마인드까지 갖춘 인물을 찾아라."

새 정부 첫 총리 인선을 두고 하마평만 무성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총리가 임명되면 앞으로 세계 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한 것. 새 정부 총리의 역할과 위상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지난 9일 "이 당선인의 의중을 전하겠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일 위주로 일을 잘 하실 수 있는 분을 인선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던 것에서 기준이 좀 더 추가됐다.

한 핵심 측근은 "''자원외교'라는 이 당선인의 말을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 중 일 잘 하는 경제전문가 중 '글로벌' 감각이 있는 분들을 찾아보면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



기존에 거론됐던 후보군은 숙명여대 총장인 이경숙 인수위위원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 이원종 전 충북지사 등. 비정치인들로 대학 총장들이 대부분이다. 출신별로는 기업가, 외교 전문가, 행정가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이 당선인이 추가로 제시한 기준(글로벌 경제 마인드)을 들이대면 일단 손 총장과 한 총장서리가 유력해진다. 손 총장은 전경련 부회장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인데다 해외 시장을 누빈 경험이 자산이다.

대학 총장을 맡아 '행정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가 이 당선인 주변에서 나온다.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의 말을 그대로 따르자면 손 총장이 가장 가까운 것 아니냐"고 전했다.


주미 대사와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 총장 서리도 유력 거론된다. 폭넓은 해외 인맥을 바탕으로 이른바 '자원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이다. 한미관계 등 외교 현안을 풀 적임자인데다 교육 개혁을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사실상 정치인 발탁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고사 의지가 워낙 강하다. 이 당선인도 "정치적 고려라든가 무슨 총선을 염두에 두고 (총리를) 임명한다든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인 총리'의 용도 폐기 선언으로 읽힌다.

다만 이 당선인이 "총리의 역할이 보조의 역할이 아니라 총리가 독자적인 업무를 가지고 국내외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게 여운을 남긴다. 자원외교 등 총리로서 책임질 역할을 원론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지만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한 박 전 대표를 향한 마지막 프러포즈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총리뿐 아니라 장차관 등 내각 인선에서도 정치인을 배제한 '실무형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4월 총선이 있는 만큼 국회의원이 입각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현실적 이유.

이와 함께 차관 인선도 장관 인선과 함께 진행 부처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인도 "차관도 전문직으로 임명, 부처가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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