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지난 10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하정임 여사의 빈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증권사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CEO 더 할 생각이 없다. 40년 정도 했으면 많이 했지 않느냐. 이제 은퇴해야지"라고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남호 씨에게 동부씨엔아이의 지분 11%를 증여했으며, 동부씨엔아이는 동부하이텍으로부터 동부정밀 지분 21.58%을 매입함으로써 남호 씨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때문에 이날 발언은 남호 씨의 경영수업 등 승계작업과 관련해 김 회장이 구체적인 계획을 최근 세운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경영권 승계 작업은 김 회장의 일선 후퇴와 맞물린다.
또 동부그룹 안팎에서는 지난해부터 조만간 남호 씨가 계열사를 통해 경영수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고 있다. 특히 동부씨엔아이는 그룹 내에서 컨설팅과 IT서비스를 맡고 있어 남호 씨가 경영수업을 받는 최적의 계열사라고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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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회장이 40년간 CEO를 했다는 말을 최근 자주 했다"면서 "기업 경영 여건과 환경이 매년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CEO로 재직하며 느낀 소회를 애둘러 표현한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호씨는 1975년생으로 경기고를 나와 미국 웨스트민스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경영컨설팅사인 AT커니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워싱턴 주립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