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헬리콥터 타고 '난국' 돌파할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0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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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법 위력 발휘…SSD 시장수요 확대…헤게모니 재장악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에 대한 '매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악재들이 걷히고 호재가 다가오고 있어 추세 상승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긍정론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추진중인 '고사 전략'이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며 대만업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비록 삼성전자도 가격하락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만업체들이 받고 있는 타격에 비하면 한결 가벼운 편이다. 메모리사업 외에 휴대폰 LCD 백색가전 등 '황금 포트폴리오'를 갖췄기 때문에 손실을 극복가능하다는 것.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9일 "지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유리한 호재들이 동시에 겹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재들이 동시에 주가상승을 견인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오는 3/4분기 1조5000억원의 순익을 거둘 전망"이라며 "이럴 경우 올해 10조원대 순익으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활로가 열리고 있다"=삼성전자는 현재 D램 가격하락을 용인하고 있다. 과거 가격하락시 D램 생산을 낸드플래시메모리 쪽으로 전환해 난국을 빗겨가는 우회전략을 사용했으나 지난해 중순 이후 과감히 '정공법'을 선택했다.



대만업체들이 갈수록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이익을 바탕으로 투자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고육지책'으로 맞섰다. 급기야 D램 반도체(512Mb 667MHz 기준)는 지난해말 1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낸드플래시(8Gb MLC 기준) 가격도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대만업체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적자 폭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 몇몇 대만업체들은 당초 예정했던 투자규모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물량공세를 이어갔고 급기야 대만업체들로부터 사실상 '항복선언'을 받기 직전이라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대체할 SSD(솔리스스테이트 드라이브) 부문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 SSD 시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신기술 개발 및 양산체제 구축→시장 서점→고수익 달성→차세대 시장으로 도약'이란 전략을 또다시 펼칠 수 있게 된다. 현재 첩첩산중에 갇혀 있지만 순식간에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당초 지난해 본격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던 메모리 1기가비트 시장이 올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 저가매수 시기(?)=최악의 시나리오도 마냥 무시할 수 없어 전문가들이 선뜻 매수 의견을 내놓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대만업체들의 위축, 삼성전자에 우호적인 시장 수요 창출 등은 주가상승을 견인할 대형 호재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것인데, 역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의 조합도 비록 가능성은 낮지만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업체들이 적자를 내며 고전하고 있지만 "이번엔 물러설 수 없다"며 최대한 버틸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럴 경우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예상하듯 D램 가격이 2분기말부터 반등하기 못한 채 올한해도 지루한 하향 횡보국면을 이어가게 된다.



또 SSD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새로운 캐시카우(주 수익원)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워낙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여 '믿음'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하반기부터 추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고, 주가의 선반영 성격을 감안하면 지금이 저가 매수의 최적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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