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금감원 등 3층 구조 금융선진화 걸림돌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0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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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연구위원 184명 대상 설문, "국내 금융시장 선진화 미흡하다" 절반이상

전경련(회장: 조석래)과 서강대학교(총장: 손병두) 부설 서강시장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금융전문가 1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추어 '선진화되지 않은 상황'(52.7%)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국회에서 통과돼 2009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이 금융선진화에 기여할 것(80.4%)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감위-사무국-금감원' 3층 구조로 돼 있는 현행 금융감독 제도에 대해서는 금융선진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70.1%)고 평가했다.



정책금융을 줄이고 시장기능에 자금배분을 맡겨야 하며(85.9%), 외환시장의 환율결정 과정에 대한 정부 개입도 줄여야 한다(61.5%)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분리정책에 대해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67.3%)고 응답했다.

금융전문가들이 효율성이 높은 금융정책이라고 평가한 정책은 동시에 시장친화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효율성이 낮다고 평가한 정책은 시장친화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사이의 업무영역 조정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지난 해 국회에서 통과돼 2009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해서는 80.4%가 '금융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금융기관 간 업무영역 조정 및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50%가 '금융투자상품, 예금, 보험을 모두 총괄하는 금융통합법의 신속한 제정'이라고 응답했으며 '투자자 보호제도 강화'(16.8%), '이해상충 방지체계의 강화'(15.2%)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현행 금산분리 정책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효율성과 금융제도 안정성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2.9%, ‘동의한다’가 40.2%로 양자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금산분리 정책의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분리법안 폐지’와 ‘은행과 산업 분리로 범위 축소’를 포함해 ‘현행보다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67.3%로 다수를 차지했다.

2004년 1월에 발표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에 따른 부작용 방지 로드맵’의 ‘7대 실천 과제’에 대해 동의 여부를 물어 본 결과 ‘동의한다’는 의견이 평균 64.2%로 나타나 금산분리가 완화된다하더라도 그에 따른 부작용 방지를 위한 거래 투명성 확보 등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위-사무국-금감원 3층 구조로 돼 있는 현행 금융감독 지배구조가 금융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70.1%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이러한 금융감독 지배구조가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62.5%로 다수를 차지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감독 중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종 인허가에 대한 규제’(33.7%), ‘리스크 중심 감독’(23.4%), ‘자산 건전성 감독’(14.1%),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규제’(9.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국내기업들이 적대적 인수-합병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어, 이에 대한 방어책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53.3%가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8.8%였다.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로는 ‘국가 기간 및 안보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ex, 엑손 플로리오)가 47.8%, ‘독소조항 제도’(Poison Pill) 15.8%,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14.7%, ‘차등의결권주’ 13.6%, ‘황금주’ 8.2%로 나타났다.

현재의 통화금융정책이 금융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여하지 않고 있다’(32.6%)는 의견이 ‘기여하고 있다’(24.5%)는 의견보다 많았다.

통화금융정책이 금융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기 위해 개선돼야할 사항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독립성 강화’(43.5%)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투기적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 마련’(22.8%), ‘금융통화위원회의 구성조정’(1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은 지난해 11월15일부터 30일까지 거시, 금융경제 전공 대학교수 및 연구소의 박사급 184명에 대해 조사한 것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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