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 루머에 흔들린 증시, 과잉반응?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0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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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1개월래 최고치로 급등…공포 심리 투자자 장악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시기, 루머 하나가 증시를 날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파산설에 휩싸였다. 이는 가뜩이나 연초부터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뉴욕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고, 동시에 금 등 대체 투자 상품 가격을 급등시켰다.

불안이 공황심리라는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투자심리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주가도 8일(현지시간)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이날 모든 낙폭의 근원은 뉴욕증시에서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는 루머가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최악의 주택 부진이 지속되면서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파산 보호를 신청할 것이란 루머였다.



소른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딩 책임자인 토마스 가르시아는 "컨트리와이드가 파산할 것이란 루머가 있었지만, 이는 말 그대로 루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주가는 이날 28.4%(2.17달러) 급락한 5.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996년 7월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다. 또 1987년 36.5%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경신한 것이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주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유동성 우려로 지난해에만 무려 79% 급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애널리스트인 빈센트 아르스콧은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자금 대출을 갚을 만한 충분한 자금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컨트리와이드 파산설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도 급락했다. 다우와 S&P500지수가 각각 1.86%, 1.84% 급락했고, 나스닥은 2.36% 추락했다.

이에 따라 '두려움 지수`로 불리는 미국 증시 변동성 지표도 1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한마디로 루머에 인해 증시가 크게 흔들릴 정도로 투자 심리가 취약하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 지표인 VIX(Volatility Index)는 8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전일대비 6.9% 급등한 25.43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7일 26.28 이후 최고치다.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최소한 20개의 모기지 대출 업체들이 파산했다. 미국의 담보 압류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3분기 연속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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