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아이들의 큰 '꿈'

이서경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2008.01.10 15:30
글자크기

[이서경의 행복한아이 만들기 프로젝트]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에게 빠지지 않고 물어보는 말이 있다.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 꿈이 뭐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어릴수록 막연하지만 큰 꿈을 꾼다.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 정명훈 같은 지휘자, 비 같은 가수, 세종대왕 같은 대통령 등이 그것이다. 청소년기에 들어간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꿈이 더 현실적이고 소박해져 있다.



대부분 자신의 성적과 능력을 파악해서인지 어렸을 때처럼 거창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없어요, 몰라요.”라고 하거나 “대학교 가는 거죠.”라고 눈앞에 놓인 목표만 얘기하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기를 지나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커다란 꿈을 말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서 반드시 해 주어야 하는 것 중에 한 가지가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꿈은 인생의 방향을 설정해주고, 우리를 끊임없이 발전하게끔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다. 누군가가 가진 꿈의 크기는 그가 성취하는 범위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꿈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도 ‘인생예찬’에서 “위인들의 생애는 우리를 일깨워준다.”고 하였고, 링컨이나 나폴레옹 등도 어려서부터 위인들의 전기를 읽고 꿈을 키웠다고 한다.

위인전 읽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아이가 관심이 없거나, 위인전을 읽더라도 재미만 찾고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인전을 통한 꿈의 형성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럼, 위인전 읽기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우선 아이에게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과 관련된 인물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어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차를 타면서 자동차를 발명한 사람에 대해, 아이의 이름을 예쁘게 쓰면서 한글을 만든 왕과 신하들에 대해, 아이가 감기에 걸려 힘들어 할 때에 푸른 곰팡이에서 항생제를 발견하여 아픈 사람들을 치료한 사람에 대해, 유명한 클래식 CF 음악을 들을 때에 그 음악을 작곡한 사람에 대해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당일이나 다음날 그 인물과 관련된 책을 아이에게 읽어보게 한다. 1주일 정도 지난 후에 아이가 어떻게 읽고 느꼈는가를 물어보고 의견을 주고 받는다.

위인전을 읽을 때에는 그 사람이 되는 것을 상상하게 하며 읽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나’라고 생각하고 읽으라고 해 본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었을 때의 느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등을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 그 방법이다. 내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인생을 살아보는 것, 즉 감정이입을 통해 정서적이고 지적인 이해를 촉진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감동을 받는다.

이렇게 위인전을 읽고 위인의 훌륭한 품성이나 사상을 닮고자 한다든지, 부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닮아가는 무의식적인 과정은 동일시라고 하여 아이의 성격, 정서, 도덕성 발달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바람직한 동일시 대상을 가지고 좋은 동일시를 시작하도록 돕는 한 가지 방법이 위인전 읽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꿈의 소중함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타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처럼 꿈을 갖는 것이 한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자주 이야기해 주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 부모가 먼저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너무 고생스럽고 힘들더라도, 꿈을 간직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들도 꿈을 품을 것이며 인생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거위의 꿈’이라는 가요가 있다. 비루한 현재를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가사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다. “언젠가 벽을 넘어 하늘을 높이 날 수 있는 꿈”을 잃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비상(飛上)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아이들과 부모들 모두에게 2008년이 그런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