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백불 시대-②]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1.0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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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새해 첫거래일에 유가 세자릿수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재고 감소 전망과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가 겹쳐 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1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 얼마나 더 오르냐가 문제다.

글로벌리소스펀드는 "유가 100달러 시대가 2008년 봄 시즌 본격화할 것"이라며 "2007년 평균 70달러였던 유가는 올해 평균 80~8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2008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평균 예상 가격을 배럴당 95달러로 종전 전망치 85달러보다 12% 높인다"며 "2008년 말에는 WTI가 10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상업거래소의 트레이더 에릭 볼링은 "2007년 유가를 끌어 올린 시장 상황이 최소 12개월간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위기가 더욱 고조될 경우 유가가 13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급불안이 커지면 국제유가 급등세는 지속되기 마련이다. 이날 국제유가를 끌어 올린 주범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소요 사태다.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은 나이지리아와 중동의 이라크 등 산유국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만큼 국제유가가 급등할 소지는 크다.

친디아(중국+인도)의 에너지 수요 급증 역시 수급불안의 핵심 요소. 친디아는 연간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했고 현재 수준의 경제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석유 등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나라의 에너지 갈증은 유가 상승에 큰 변수다.

이 때문에 친디아발 유가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7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으로 2015년을 전후해 석유 수급 위기가 도래하고 유가가 폭등할 것이라며 2030년 전세계 에너지 소비가 현재보다 5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추세화되고 있는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약달러와 친디아 등 이머징마켓의 경제 성장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이날 유가 100불 시대의 한 축은 달러 가치 하락이다.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경기가 5년여래 최저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달러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급락했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면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확실한 침체에 빠질 경우, 유가는 10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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