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리지널 제약사, 이유있는 변신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1.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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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제약사, 제네릭 제품 강화 나서

오리지널 제품을 주로 생산해 오던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 한독약품 (14,480원 ▲400 +2.84%) 등 오리지널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회사들이 제네릭 생산을 위한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제네릭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제품을 라이선스인(기술도입)해 생산하거나 자체 오리지널 제품을 생산해왔다. 이들이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과거처럼 오리지널 제품만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LG생명과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항우울제 설트랄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제피나정 등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한 바 있는 LG생명과학은 최근 과민성방광 치료제 톨테로딘 등 새로운 제네릭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LG생명과학이 그동안 높은 연구개발비로 주로 신약 및 개량신약 영역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제품이 오리지널 제품을 위주로 구성돼 있어, 다른 제약사에 비해 영업에 제한이 큰 상황이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LG생명과학은 국내 영업 활성화를 통한 수익률 개선이 꼭 필요하다”며 “제네릭 제품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오리지널 제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독약품은 주력 오리지널제품들의 특허가 끝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연간 6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던 주력 품목 ‘아마릴’(당뇨치료제)은 지난 2004년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이에따라 한독약품 전체 매출의 하락도 불가피했다. 게다가 같은해 사노피아베니스로부터 분리된 후 독자생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한독약품은 제네릭 제품 출시가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독약품은 한독휴먼헬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가 제네릭 생산과 관련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한편, 신약개발과 더불어 제네릭 생산·영업 능력도 제약사가 갖춰야할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약 개발이 힘들어졌고 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속속 만료됨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기달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항혈전제 ‘플라빅스’, 올해 비만치료제 ‘리덕틸’ 등의 제네릭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와 고혈압 치료제 ‘코자’등 대형품목들의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분간 국내 제네릭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며 "대형 제약사라면 제네릭 시장에 대한 영업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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