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불 시대…마감가는 99.61불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03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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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 우려 부상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새해 첫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물 가격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12시10분경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4.2%(4.02달러) 급등한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유가 세자릿수 시대를 열었다. WTI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1983년 NYMEX에서 거래가 시작된후 처음이다.



이날 WTI 2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3.8%(3.63달러) 오른 배럴당 99.61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2월물 가격도 전날보다 4.2%(3.95달러) 오른 배럴당 97.80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가 급등은 미국 원유 재고가 3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에 도달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가는 지난해 1월 2일에만 해도 61.05달러로 시작했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불협화음과 지정학적 불안 등 악재 요인들이 터져나오며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마켓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의 증산은 매우 더디게 진행된 점이 유가 급등을 불러왔다.


지난해말 신용경색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전망이 나오며 잠시나마 유가는 90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결국 시장 불안과 함께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며 급등세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아 2008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평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로 종전 전망치 85달러보다 12% 인상한다"면서 "2008년 말에는 WTI 가격이 10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뉴욕상업거래소의 에릭 볼링 트레이더는 "2007년 유가를 끌어 올린 시장 상황이 최소 12개월 동안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나 지정학적위기가 더욱 고조될 경우 유가가 13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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