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7% 성장론 새해부터 '삐걱'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1.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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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경제硏 올해 4% 후반대 전망…차기정부 공약달성 회의론 제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연 7% 성장' 달성이 새해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당장 올 경제성장률이 5%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현 정부와 주요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이다. 이게 맞다면 차기정부는 나머지 임기 4년간 연평균 7.4%의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경기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어 2008년 성장률은 5%보다 훨씬 낮아지는게 불가피하다"며 "2008년은 4%대 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내다 본 한국은행(4.7%),금융연구원(4.8%),LG경제연구원(4.9%)과 비슷한 시각이다. 이 당선인의 '7% 성장' 공약에 대해 권 부총리는 "한국경제학회의 지적을 참고해달라"라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이에앞서 박원암 홍익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한국경제학회 포럼에서 "연 7% 성장 달성을 위해 투자를 촉진할 경우 물가가 상승하고, 경상수지와 재정수지의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포럼에서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7% 성장은 매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임기내 평균적으로 그렇게 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몇해는 성장률이 7%에 못 미치더라도 임기 5년간 평균적으로 연 7% 성장을 이루겠다는 얘기다. 누적해 계산하면 5년간 총 40%(누적 기준) 성장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 이 목표대로 10년을 가면 이 당선인의 '7.4.7'(연 7% 성장,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 공약대로 국민소득은 지금의 2배가 된다.

그러나 만약 첫해 성장률이 현 정부의 예상대로 5%에도 못 미친다면 5년간 총 40% 성장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 경우 차기정부는 나머지 4년간 평균 7.4%씩 성장해야 5년 전체로 40%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이 '7% 성장' 공약의 달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제 경제학계의 대표적 '반신자유주의' 학자인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체질이 약화돼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성장률을 7%대로 끌어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당선인에 대해 "임기 내 7% 성장률 달성과 같은 단기적 목표에 집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은 여전히 '7%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공일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를 고려할 때 2008년 성장률을 7% 성장과 연관시키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7.4.7' 공약의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공 위원장은 "성장잠재력에는 노동, 자본, 생산성의 3가지 요인이 있는데 투자를 늘리고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면 평균 7% 성장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역시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잠재성장률은 고정불변이 아니다"며 "경제체질을 개선하면 인위적 부양책을 쓰지 않더라도 성장률이 지금보다 높게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간사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 만으로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최소 1~2%포인트 추가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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